한인은행권 남녀 CEO 새로운 ‘트로이카’ 구도 카리스마 경쟁

 ’빅3′ 행장들의 카리스마도 ‘빅3′

올해 상반기에 BBCN뱅크가 민수봉 행장을 영입했고 곧이어 한미은행은 금종국 행장을 맞이했다. 윌셔은행을 굳게 지키고 있는 유재환 행장까지 포함한 한인상장은행 ‘빅3′의 행장들은 모두 자신만의 특별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부드러운 것 같으면서도 강하고 강한 것 같으면서도 인간적이다.

그중에서 민수봉 행장과 금종국 행장은 반대되는 면이 많다. 언어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나이, 은행 경력의 배경면에서도 상반된다. 유재환 행장은 마치 두사람을 절충해 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런 각자 개성이 있는 3명의 행장이 이제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고 3분기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현재 대출 수요는 상당히 낮은 편이어서 수입 올리기가 만만치 않다. 은행들은 새로운 수입원도 찾아야 하고 시장 개척도 필수다. 따라서 어느 때 보다 경영자의 능력이 중요시되고 있는 상황이이서 앞으로 ‘빅3′의 실적 경쟁은 흥미로울 것이다. 또한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으로 업계 2위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한미와 윌셔의 경쟁도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민수봉행장
BBCN뱅크의 민수봉 행장.
BBCN 민수봉 행장 = 민 행장은 한마디로 산전수전 다 겪은 노병이다. 나이는 제일 많지만 가장 활동적이기도 하다.
 
늘 웃는 모습이지만 그 속에 강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어딘 가 헛점이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챙길 것은 다 챙기며 웃는 모습 뒤에 감춰진 카드를 읽기가 참 힘들다는 얘기도 듣는다.
 
 은행권에서는 그의 친화력과 소통력, 그리고 상황판단력에 관해서는 탁월하다고 인정하고 있다.여러 핸디캡도 유화력으로 극복한다.

미국과 한국 양쪽에서 모두 폭넓은 네트워크가 있어 한국과 관련된 영업이나 전략 추진에서 능력을 보일 것이다.

민 행장은 타운에서도 유명한 영업의 귀재다. 늘 고객이 우선이라며 자신을 낮춘다. 그는 아직도 전통적인 자신만의 스타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즉 한인은행의 변화를 추구하기도 하지만 그 특성을 최대한 살려 고객에 접근한다.

내부적으로는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고 새로운 인력의 영입도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한 직원들의 동요도 예상되지만 특유의 친화력을 통해 조직의 흔들림을 막아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종국-23
한미은행의 금종국 행장
한미 금종국 행장 = 한인은행권에서 첫발을 내딛은 금 행장에 대한 첫 인상은 강한 카리스마다. 전체적으로 풍겨오는 느낌이 상당히 강렬했다.
 
동양인이 주류사회에서 텃세가 세기로 유명한 은행업에서 CEO를 맡을 정도라면 보통 카리스마 가지고는 힘들었을 것이기 때문에 강한 느낌이 풍겨나올 수 밖에 없다.
 
취임 첫날부터 직원들에게 능력 향상을 요구하고 좋은 인재를 끌어 오겠다는 의지를 밝혀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현재도 바쁘게 업무파악에 나서고 있는 금 행장은 7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7월은 3분기의 시작이고 이 분기가 실제로 한미 행장으로 실적을 보여줄 첫 분기이기 때문이다. 대출 유치에서 적극적인 면을 보이겠지만 무엇보다 금 행장이 과연 한미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인력 재편에 나설 것인지도 궁금하다.
 
인수합병과 같은 전략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한미가 한인 최고의 은행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만큼 내부 조직 강화에 우선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고위 간부급을 영입 여부도 주목된다. 금 행장은 인수합병과 같은 전략적 성장에서는 주류사회에서 네트워크가 있는 만큼 타 커뮤니티은행이나 주류 은행과의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윌셔 유재환 행장 = 유 행장은 부드러운 느낌을 주로 전해주는 행장이다. 하지만 분명히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언뜻 보면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지만 상황 판단과 결단력이 필요할 때는 누구 보다 단호하며 기회도 잘 포착한다.
실례로 윌셔은행장을 맡은 후 부실대출 정리 작업은 정말 과감하다고 할 정도로 덜어냈다. 그 결과 어느 은행보다 빨리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감독국의 행정제재에서도 가장 짧은 시간에 풀려났다. 공격적으로 부실자산을 정리한 것이 효과를 본 것이다.

경쟁은행이 행장 인선을 두고 고민 중일때는 내실을 다지면서 영업에 주력했다. 타주의 영업망 확대를 위해 동분서주했을 뿐아니라 각종 컨퍼런스에 참가해 은행을 알렸다.

지난해 한미와 합병에 실패한 기억도 있지만 이를 잊고 올해 뱅크아시아나 인수 합의에 성공했고 현재도 또다른 한인은행 인수를 위해 뛰고 있다. 윌셔는 현재 자본력이 든든하다. 이 자본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궁금하며 유 행장과 윌셔가 이번엔 어떤 기회를 잡아낼 지도 관심거리다.

 
유 행장은 직원들에게는 큰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는 문단속을 잘 해야 하는 입장이다. 새 행장을 맞은 은행들이 인력 영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 행장 3인의 중위권 경쟁

ㅇ
사진 왼쪽부터 태평양은행의 조혜영 행장, cbb뱅크의 조앤 김 행장, 오픈뱅크의 민 김 행장.
한인은행 ‘빅3′의 경쟁 못지않게 흥미로운 경쟁이 중위권에서 벌어지고 있다. 바로 여자 행장을 두고 있는 태평양은행(조혜영 행장), cbb뱅크(조앤 김 행장), 그리고 오픈뱅크(민 김 행장)다.

여성 행장 트리오가 이끄는 이들 은행들은 지난해 자산이 늘면서 한인은행 자산 순위에 변동을 가져왔다.

태평양은행은 현재 자산 6억5251만달러로 작년말 보다 6.8%나 증가했다. 태평양은 지난해 3분기 때 자산 순위에서 새한은행을 제치고 남가주에 본사를 둔 비상장 은행 중 자산 1위로 올라섰다.

cbb뱅크는 올해 1분기 현재 5억 99만달러의 자산을 기록해 자산 5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3분기때 4억5004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장족의 성장이다.

2011년 말 1억8000만달러대였던 오픈뱅크도 지난해 자산 2억달러를 돌파했고 올 1분기 현재 2억2040만달러를 나타냈다. 오픈은 지난해 4분기에 유니티은행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최근들어 태평양, cbb, 오픈의 실적 상승세는 무섭다. 태평양은행은 지난해 총 818만6천달러의 순익을 올려 남가주에 본사를 둔 비상장 한인은행 중에서는 가장 많은 흑자를 기록했다. 이어 올 1분기에도 327만9천달러의 순익을 올려 역시 비상장사 중 최고 순익을 보였다.

 
cbb뱅크도 지난해 751만8천달러의 순익을 기록했고 올 1분기에는 264만5천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오픈뱅크도 지난해 619만5천달러, 그리고 올해 1분기 357만3천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이들 여성 행장들도 각자의 개성이 있다. 조혜영 행장은 차분한 듯하면서 날카로운 면이 있고 조앤 김 행장은 여자부 스타일로 추진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기독교적 기업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민 김 행장도 부드러움을 바탕으로 친화력을 발휘한다.

 
이들은 또한 여성행장으로 영업면에서도 한몫을 제대로 하고 있고 모두 이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또 취임 전 받았던 감독국의 제재도 여성 행장들이 다 풀었다.

여성 행장들의 중위권 경쟁은 올해도 치열할 전망이다. 태평양은행은 비상장은행권 최고 자리를 지키려고 할 것이며 cbb와 오픈은 또한번의 순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올 하반기 이들의 실적이 어떤 결과로 다가올 지 궁금하다.

성제환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