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찰의 위엄, 캐시 바이어 비율 40%까지 늘었다.

캐시 바이어
지난달 캐시 바이어가 미 주택 거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까지 늘었다.

현금 구매자의 파워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주택 가격과 모기지 금리가 함께 급상승하며 일반 구매자의 바잉파워가 점차 줄고 있지만 현금 구매자 만큼은 오히려 그 영향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차압정보전문업체 리얼티 트랙이 최근 밝힌 ’7월 미국 주택 거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현금 구매자가 미 주택 매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0%로 전월 35% 그리고 전년동기 31%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LA(전체 36%)와 리버사이드(전체 46%)는 현금 구매자의 비율이 각각 전월 대비 32%와 26%나 폭등하면서 일반 매매자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고 샌프란시스코(전체 30%), 샌디에고(32%), 샌호세(28%) 등 기타 도시들도 현금 구매자의 유입이 꾸준히 늘면서 캘리포니아 전체 현금 구매자의 비율을 37%까지 끌어올렸다.

이처럼 현금 구매자가 급증하는 것은 불안한 시장 상황에 따라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이 ‘올 인’전략을 들고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장 관계자들은 모기지 금리와 주택 가격이 동반으로 오르면서 바이어들 사이에 “더 오르기 전에 빨리 사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졌고 복수 오퍼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액 현금이라는 카드를 적극적으로 꺼내고 있다고 전했다.

실례로 얼마 전 LA 인근 콘도를 전액 현금으로 구입한 한인 최모 씨는 원래 약 30% 정도의 다운페이에 30년 고정금리를 이용해 주택을 구입할 계획이었지만 계획을 수정, 전액 현금 구매를 택했다. 최씨는”분명 적당한 가격이라는 판단하에 여러 번 오퍼를 넣었지만 번번히 현금 구매자에게 뺏기다 보니 일종의 오기가 생겼다”며 “앞으로 금리와 주택 가격이 계속 오른다고 볼때 차라리 자금에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현금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문 투자자들의 시각도 최 씨와 다르지 않다. 투자자들은 “물론 낮은 다운페이와 월 납부금이 자금 운용에 유연성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에 따라 수입이 줄 가능성도 높고 매월 페이먼트를 내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때 원래 주택 가치보다 많은 비용을 쓰게 돼 있다”며 “그렇다면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가능한한 매물을 빨리 구입해 렌트로 돌리거나 가격이 오를 때 매각해 수익을 챙기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한편 셀러들도 현금 구매자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부동산 브로커들에 따르면 약 30%에 가까운 잠정매매계약의 에스크로가 실패한다. 따라서 셀러들도 당장 대금을 받을 수 있는 현금 구매자게마음이 쏠리게 돼 있다. 비슷한 조건이라면 융자보다 현금 구매자의 오퍼를 택하는 이유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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