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여성 정치인 듀오의 각별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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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카운티 지역 한인여성 정치인 듀오 영 김씨와 미셸 박 스틸 가주 조세형평국 부위원장(오른쪽)

그들은 과연 해낼 수 있을 것인가.

한인 정치인들의 활동이 가장 우세하다는 오렌지카운티(OC)지역에서 두 명의 여성이 ‘한인정치사’를 다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미셸 박 스틸 가주 조세형평국 부위원장과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의원 보좌관 출신의 영 김 후보. 이들은 각각 2014년 선거에서 OC 제2지구 수퍼바이저와 가주 65지구 주 하원직에 출마한다.

만일 당선된다면 현재 가주 최고위 선출직 공직자인 박 부위원장은 남가주 최초의 한인여성 수퍼바이저가 된다. 김 후보는 남가주 최초의 한인여성 주 하원의원이 된다.

선거자금과 지지층 확보 면에서 두 사람 모두 한인 여성답게 ‘똑’소리 난다.

박 부위원장은 목표금액이었던 50만 달러를 훌쩍 넘어 일찌감치 선거자금을 확보했다. 오는 6월 예비선거에서 과반 이상의 득표율을 얻어 11월 본선거까지 가지 않고 당선을 확정지겠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 역시 세 차례의 모금운동으로 벌써 30만 달러가 넘은 선거자금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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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박 스틸 가주 조세형평국 부위원장이 주 하원의원에 도전한 영 김 후보의 지지모임에 참석, 찬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 공화당원이라는 점 외에 완벽한 이중언어, 세련된 화술과 매너,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에서 검증 받은 리더십 등 공통분모를 지녔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20년 넘게 이어 온 두 사람의 우정이다.

이들의 인연은 박 위원장의 남편인 숀 스틸 변호사(전 가주 공화당 위원장)와 김후보의 남편인 찰스 김(정치컨설턴트. 아이캔 대표)씨의 만남으로 시작됐다.

“테니스 친구로 만난 남편들은 30년이 넘게 알고 지낸 사이다. 두 사람이 함께 한인사회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족들까지 모두 친구가 됐다. 나중에 알고 보니 찰스의 아버님과 우리 어머니가 한국 중앙여중에서 함께 교편을 잡으셨더라. 2대째 이어오는 특별한 인연이다(웃음)”

미셸 박 스틸 부위원장의 말이다.

김 후보는 “미셸은 나에게 언니 같은 존재다. 아이들이 어릴 때 두 가족이 함께 휴가를 떠나면 우리 아이들까지 보살펴 주었으며 정치 선배로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또래 자녀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신뢰감을 쌓아오던 두 사람은 매서운 정치판에 함께 발을 담그면서 친구를 넘어 동지가 됐다. 로컬의 크고 작은 행사나 굵직한 정치현안을 다루는 현장에서는 늘 서로에게 지지자가 되어 응원했다. 소수계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고달픔도 서로 알고 다독인다.

내년 선거는 두 사람 모두에게 정치인생의 2막을 예고하는 중요한 발판이다.

박 위원장은 “묘하게도 출마하는 선거구에 라팔마, 부에나 팍 등 지역이 겹치는 것도 함께 힘을 모으라는 의미같다”라며 “힘을 모아 선거운동을 하면 한인사회가 더 많이 선거에 참여하여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인으로서 한인과 주류사회, 더 나아가 한국정부와 미국 정부 사이에서 징검다리가 되어야 하는 것도 자신들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지금이 미래를 위한 전초전이라 생각한다. 또한 우리 한인 사회의 다음 세대들을 정치와 공공 서비스 분야로 이끌어 내야 한다고 믿는다. 한인들의 힘을 키우려면 목소리를 내야 하고 목소리를 듣고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자리로 들어와야 한다. 현재까지는 젊은 세대들의 정계진출이 너무나 아쉽다. 우리가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인들이 투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4년 11월까지는 1년이 남았다. ‘두 명의 한인여성, 미주 한인정치사를 다시쓰다’라는 헤드라인을 기대해 본다.

하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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