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반값 비즈니스석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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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신문 광고를 통해 심심치 않게 접하는 항공권 할인 이벤트가 있다. 국적항공사 비즈니스석을 3100달러 미만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4000~5000달러를 넘어 좌석이 부족할 경우 6000달러가 넘는 요금을 내야 이용이 가능했던 것과 비교하는 어떻게 이런 가격이 나올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마련이다.

2011년 대한항공이 A380기종을 도입하고 비슷한 시기에 아시아나항공도 기존 항공기에 있던 좌석을 업그레이드해 퍼스트 클래스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평면 상태로 눕는 편안한 여행이 가능해졌다.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에서 오는 피로감도 크게 덜 수 있고 이코노미 클래스와 크게 차별화되는 기내식 등 다양한 서비스도 만끽할 수 있다. 일부 신기종에는 비즈니스와 퍼스트 클래스 이용객만을 위한 별도의 라운지와 기내면세점까지 운영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한국으로 향하는 여행이나 출장길이 한층 호사스러워진 것이다.

좀 과장되게 표현하면 꿈의 비행이란 말까지 나올만 하지만 늘 가격이 문제였다. 일반석에 비해 3배 가량 비싼 항공권을 사야 이용이 가능했다.

그동안 턱 없이 비싼 비즈니스석 요금으로 인해 수년간 고이 모셔놓은(?) 알토란 같은 마일리지를 사용하거나 항공사와 제휴된 크레딧 카드를 열심히 써서 모은 것을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국적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제 값을 다 주고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한인은 극히 드물었다.

동방여행사 티나 장 대표는 “일반석에 비해 가격이 비싸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한인 대부분이 마일리지를 활용해 업그레이드해왔다. 하지만 마일리지를 더해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일반석은 할인을 받지 못해 비수기 기준으로 2100달러 이상을 지불해야 비즈니스 업그레이드가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쉽지 않던 비즈니스석 여행이 한결 수월해지고 있다.

출발일 기준 50일전 1인당 3050달러(9월24일 기준)를 내고 구매를 마치면 한국 왕복여행을 비즈니스석을 타고 이용할 수 있다. 이용시 부여되는 마일리지도 125% 그대로 지급된다.

반값 비즈니스석까지 내려간 이유는 공급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A380기종을 LA노선에 처음 취항한 2011년 10월 이전 두 국적사에서 매일 공급한 비즈니스석은 170석 가량이었다. 이후 A380취항에 따라 기존 B747기종에 있던 45석의 비즈니스석보다 49석이 늘어난 94석으로 늘었다. 이후 지난해 10월부터는 기존 낮 비행편과 함께 밤에 출발하는 비형편 역시 A380으로 교체됐다. 여기에 지난 8월 아시아나항공도 낮 비행편에 A380을 투입해 2011년 10월 이전 170석 가량의 비즈니스석이 288석으로 두배 가량 크게 늘었다. 일주일 분량으로 보면 1180여석이 2000여석으로 늘어난 것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미주 한인들의 경기 상황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두배 가까이 늘어난 좌석을 채우는 것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내놓은 프로모션이 바로 50일전 비즈니스석 특가 판매다. 미주한인들 입장에서는 절반 수준에 싼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고 항공사는 빈 좌석을 채울 수 있는 상생 방안이 나온 셈이다.

한 국적항공사 관계자는 “판매 초기에는 50일 전에 출장이나 여행 계획을 세우는 한인들이 많지 않아 이용률이 높지 않았지만 현재는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라며 “항공사 입장에서는 할인된 가격으로 일부 좌석을 채운 후 나머지 좌석은 급하게 여행을 떠나는 고객들에게 다소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등 운영의 묘를 잘 살리면서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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