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한 육아예능 “새판 짜든가 폐지하든가”

육아예능은 판을 다시 짜야 한다. 아빠의 육아 프로그램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왜 엄마가 나오느냐 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 방송되는 육아예능은 송일국의 삼둥이 외에는 별로 인기가 없다. 처음에는 다른 아이들도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성장은 하지만 별다른 형태 없이 패턴만 반복되는 느낌 또한 생기게 됐다.

그러니 ‘아빠 어디가’나 ‘슈퍼맨이 돌아왔다’ ‘오 마이 베이비’의 멤버를 비슷한 다른 사람으로 바꾼다고 잘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육아예능의 선두주자였던 ‘아빠 어디가’는 방향성에서 막힌 듯하고, ‘오마베’는 아직도 정체성이 형성돼 있지 않다.‘오마베’에서 뮤지컬 배우인 김소현-손준호 부부나 김태우 이전에있던 강레오 박선주 부부 가족의 육아이야기는 별로 볼 게 없었다. 김소현의 아들 주안이 어릴 때부터 언어능력이 뛰어나다는 등 특출한 재능이 보인다고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런 점에 별로 주목하지 않는 듯하다.

현재로서 먹히는 육아예능을 선보이려면 삼둥이를 능가하는 사둥이, 오둥이를 내놔야 하는데, 이건 말도 안되는 얘기다. 그래서 육아예능은 방향을 바꾸고 판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폐지해야 한다. 지금 출연하고 있는 부자, 부녀를 사람만 바꿔 또 방송해도 별로 효과가 나지 않을 것이다.

명색이 관찰예능이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인데, 아이들이 점점 현실감이 떨어지는 존재로 변해간다는 사실도 지적되어야 한다. 그건 좋은 옷을 자꾸 갈아입히는 등 패셔니스타로 만들어버리는 탓도 있다. 아무 거나 편하게 입힐 때도 있어야 한다. 물론 간접광고와 연관된 문제라 쉽게 풀 수 없기도 하지만 우리가 늘상 보는 아이가 너무 달라지면 안된다. 삼둥이도 지난 7일 달력 사진 찍고 시골체험을 하면서 많은 옷을 갈아입었다. 전용 스타일리스트가 붙어야 하는 상황이다. 육아예능에 나올 수 있는 사람의 대안이 신통치는 않다. 하지만 이미지나 상황이 겹치는 건 피해야 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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