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정작 영화를 보신 분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시는데, 평론가 정치가 분들이 다르게 보셔서 제가 어떤 말을 해야 할 지를 몰랐다”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의도와 해석의 차이에서 오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영화라는 건 사람들마다 시각이 다르니까 논란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감독의 의도에 대해 묻는다면 ‘국제시장’은 거시적인 현대사에 대한 정치적 역사적 의식을 갖고 출발한 게 아니라 고생하시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감사를 드리고 싶어 만든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화 운동같은 역사적 사건들이 빠진 것과 관련해선 “우리 영화는 아버님 세대에 대한 헌사로서 출발했다. 못 살고 가난했던 시절에 고생했던 이야기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사건과 같은 내용이 들어간다면 형식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영화를 가족 영화로 만들고 싶었던 것도 또다른 이유”라며 “삼대가 함께 극장에 와서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가족영화에 어떤 민감한 정치적인 부분이나 역사 의식적인 부분이 들어가는 건 좀 부담이 됐다”고 덧붙였다.
영화 ‘변호인’과 비교가 되는 부분에 대해선 “양우석 감독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 잘 아는데, 영화를 만들 때 감독의 의도가 있었을 텐데 해석하는 관객들은 다양한 입장이 나올 수 있지 않겠느냐”며 “양우석 감독도 똑같은 심정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손석희 앵커가 “‘변호인’은 정치영화라 생각해서 비교되는 것을 꺼리느냐”고 물었고, 윤 감독은 “분명 (두 영화의) 차이는 있지만 앵커님 말씀도 흑백논리가 있는 것 같다. 살면서 좀 유연해질 필요가 있지 않나. 모든 것을 흑백논리로 딱 이렇게 하면 사는 게 너무 힘들어지고 또 편이 나뉘고 그렇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윤 감독은 ‘국제시장’이 1000만 흥행을 바라보는 것에 “최종 결과는 봐야 하겠지만 지금은 너무 감사하다. 부담감보다는 진짜 감사하다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든다”며 “정치적인 의도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그 시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영화 ‘국제시장’은 가족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온 가장 ‘덕수’의 일대기를 통해, 우리시대 아버지의 삶을 재조명한 영화다. 지난 6일 8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1000만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ha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