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연기가 싫다’는 천상 배우, 강하늘 (인터뷰)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미생’의 까칠남 ‘장백기’도, ‘쎄시봉’의 엄친아 ‘윤형주’도 없었다. 눈 앞의 강하늘은 연기에 대한 주관이 뚜렷한 배우이자, 감수성이 풍부한 스물여섯 청년이었다. 놀라울 만큼 솔직하기도 했다. “인지도 쌓이는 걸 싫어했었다”고 털어놓더니, 급기야 “연기하는 게 싫을 때도 많다”고 거침없이 고백했다.

9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강하늘을 만났다. 연극 ‘해롤드 앤 모드’ 출연과 영화 ‘쎄시봉’ 홍보 활동에 지쳐있을 법 한데도 에너지가 넘쳤다. 그는 “누가 내 이야기를 이렇게 경청해주시겠냐”고 눙을 치면서 인터뷰를 즐기는 편이라고도 말했다.

최근에야 스타 이름표를 달았지만, 그는 제법 일찍부터 연기 경력을 성실하게 쌓고 있던 배우였다. 2007년부터 드라마 ‘산 너머 남촌에는’, ‘아름다운 그대에게’ 등과 영화 ‘평양성’, ‘너는 펫’ 등에 조연으로 얼굴을 비췄지만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그러던 중 드라마 ‘상속자들’에 이어 ‘미생’을 만나며 스타덤에 올랐다. 광고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미생’의 인기를 만끽할 법도 한데, 그는 개의치 않고 연극 무대로 발길을 돌렸다.

“미생 끝나고 연극을 한다고 하니까, ‘미쳤냐’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연극 때문에 못한 작품이나 광고도 있긴 하죠. 사람들은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하는데, 저한텐 당연하고 쉬운 결정이었어요. 열심히 준비한 공연이 관객이 없어서 2주 만에 막을 내리고 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내가 조금이라도 더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보러오고, 이 작품의 좋은 뜻을 담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이날 인터뷰에서 강하늘은 부모님 이야기부터 첫사랑의 추억, 연기에 대한 생각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런 말을 해도 되나”라고 스스로 반문하면서도, 듣기 좋은 꽃노래로 포장하지는 못 했다. 역시 ‘연기하는 게 즐겁다’는 흔한 얘기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그보다 더 ‘천상 배우’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솔직히 연기를 하기 싫을 때도 많아요. 아무리 고민해도 끝이 안나는 고민을 해야 해고, 답이 안나오는 걸 관객에게 답처럼 보이게 해야 하고… 그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에요. 그런데 매운 걸 먹고 ‘다시는 안 먹어야지’ 하면서도, 또 매운 걸 찾게 되잖아요? 연기가 제겐 그런 존재인 것 같아요. 하기 싫은 마음이 들다가도 또 생각나는 거요.”

(*자세한 인터뷰는 추후 공개됩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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