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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사이인 Y씨와 P씨는 최근 각자 소유하고 있는 렌트용 주택 중 일부 유닛을 렌트 전문 웹사이트에 올렸다.
각각 4유닛으로 구성된 두사람의 주택은 그 크기와 구조 등에서 차이점을 찾지 못할 만큼 유사하다. 하지만 Y 씨 소유 유닛은 리스팅에 올린지 불과 수시간 만에 수십통 이상의 전화가 몰렸다. 집을 보겠다고 찾아온 사람만 30명을 넘겼다. 하지만 P 씨 소유 유닛은 전화도 뜸할 뿐 아니라 보러 오는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P씨의 주택은 한달이 넘도록 빈 채로 남아 있다. 과연 이런 차이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물을 때 가장 먼저 나오는 대답은 바로 로케이션이다. 가격과 내부 시설 모두 로케이션 보다는 우선 순위가 처진다. Y 씨의 주택은 베니스 비치 인접 지역에 위치해 있다. 반면 P씨의 주택은 한인타운과 다운타운 사이에 위치해 있다.
Y 씨의 주택은 찾기가 쉽다. P씨의 주택은 복잡한 골목길에 위치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물론 리스 가격은 Y씨의 주택이 비싸지만 빼어난 로케이션은 이런 차이를 덮고도 남았다.
실제 아파트(주택)리스 전문 업체인 에어비앤비의 웹사이트를 살펴보면 지역별(LA)로 렌탈 매물의 불균형이 심각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에어비앤비에 올라온 렌트 매물은 1만2700유닛이다.그런데 이중 베니스 비치나 웨스트 할리우드 지역의 매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4%에도 못미친다. 그만큼 매물이 적고, 그마저도 나오는 대로 속속 입주자를 찾는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 LA 한인타운 남부를 비롯한 일부 지역은 생각보다 렌트 매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베니스 비치나 웨스트 할리우드의 렌탈 대란은 공급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최근 LA 부동산의 트렌드가 더 큰 이유다. 경기 회복으로 LA 해안가와 웨스트 할리우드 지역에 관광객이 늘고 대형 기업의 이전이 증가하면서 이들 지역의 주택(아파트)는 이제 기존의 전형적인 렌트(1년이나 다년계약)방식에서 벗어나 수주에서 수개월이 주를 이루는 단기 렌탈로 전환했다.
이런 추세는 비단 아파트나 렌트용 주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얼마전부터는 엑스트라 캐시를 위해 자신의 집이나 별채를 렌트해주던 주택 소유주들도 이런 단기 렌트로 몰리고 있다.LA한인타운 인근에서 별채를 빌려주던 한 한인은 지난해 부터 관광객, 단기 교환학생들에게만 방을 빌려주고 있다. 시장 가격보다 비싸게 내놔도 쉽게 입주자를 찾을 수 있다는게 그 이유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웨스트 할리우드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매물로 나왔던 유닛 7000여채가 단기 렌탈 매물로 전환되며 리스팅에서 사라졌다.이들 지역에서 렌트 매물이 부족해 지는 것이 당연하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단기 렌탈 붐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리스 전문 웹사이트와 단기 주택 렌트를 전문으로 하는 소유주들은 지난 한해 시의회에 대한 로비 비용으로 수십만달러를 사용했고 시의회를 통해 단기 렌탈이 2600여개 이상의 직장과 2억달러 이상의 경제부양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시 정부의 규정 강화를 미리 막으려는 것이다.
반면 지역 주민들은 단기 렌탈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베니스 비치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수주 혹은 수개월마다 입주자가 바뀌다 보니 문제가 많다”며 “단기 렌트다 보니 신원이 불분명한 사람이 입주하는 경우도 많고 잦은 이사에 따른 소음이나 쓰레기 문제도 많다. 시에서 뉴욕이나 샌프란스시코 처럼 단기 렌탈에 대한 규제를 강화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