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희의 커피 이야기] 하이데거와 조용필이 나눈 커피 한 잔,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지난 한 달 동안 일과 커피사이에서 마치 얼음판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온 신경을 발가락과 얼음판 사이에 모으고 온몸의 무게 중심을 최대한 낮추며 살살 걷듯 버텼다. 그리고 오늘, 지난 한 달을 잘 버틴 것에 대한 선물처럼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물론 …
지난 한 달 동안 일과 커피사이에서 마치 얼음판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온 신경을 발가락과 얼음판 사이에 모으고 온몸의 무게 중심을 최대한 낮추며 살살 걷듯 버텼다. 그리고 오늘, 지난 한 달을 잘 버틴 것에 대한 선물처럼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물론 …
밀란 쿤데라가 지난 7월12일 세상을 떠났다. 바로 그의 떠남을 추모하고 싶었으나 게으른 나의 천성은 따라 주지 않는 체력을 핑계로 추모의 글조차 이리 더디 쓰게 한다. 추모의 글을 늦었지만 그가 떠나던 날, 소식을 듣자마자 난 그에게 어울리는 커피를 볶았다. …
한국에 보내기 위해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커피를 볶았다. 보통 자메이카 하면 레게, 밥말리, 또는 우사인 볼트, 아니면 영화 쿨러닝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커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블루마운틴 커피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은 예멘 …
요즘 커피가 유행이다 보니 집이나 사무실에서 간단하게 홈카페를 준비하고 커피를 즐기는 분들이 많다. 카페에서 커피를 다루고 서빙하는 사람을 바리스타라 칭하듯, 홈카페에서 커피를 다루시는 분들 또한 당연히 바리스타다. 전문 교육기관에 교육받고 …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새 생두가 오면 일단 그 생두와 어울릴 로스팅 단계를 상상해 본다. 인터넷을 통해 그 생두가 원래 가지고 있는 맛과 향도 상상해 보고 그 생두로 로스팅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여기저기 뒤져 알아본다. 그럼 대충 어느 정도로 …
커피를 볶기 전 꼭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건 바로 콩 고르기이다. 좋은 음식의 기본이 좋은 재료이듯 좋은 커피의 기본 역시 좋은 생두다. 콩 고르기는 좋은 재료를 준비하는 의미도 있지만 중요한 제례예식 전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는 의식을 치르듯 로스팅 전 …
커피에 대해 배우기 시작할 때 한국 최초의 커피하우스를 1902년 세워진 손탁호텔이라 들었다. 손탁호텔은 1902년 고종이 지금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자리에 세운 2층짜리 서양식 호텔로 앙트와네트 손탁이라는 구한말 활동한 독일계 러시안 로비스트(?)에 의해 …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나의 나 된 것이란 말조차 눈부신 날 부는 바람에도 흔들리는 시절이다. 그래도 편견과 혐오 없이 살아보자고,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모든 생명은 평등하다는 믿음을 버리진 말자고, 사랑의 언어로 …
며칠째 비가 내렸다. 이곳 LA에서는 비 오는 날이 소중하다. 타닥타닥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은 한가하니 소파에 비스듬히 누이지만 몸은 어느새 밀가루에 김치를 송송 썰어 파전을 대신할 김치전을 부치고 먹다 남은 막걸리를 기대하며 냉장고를 뒤진다. 꼭 …
멜랑콜리를 생의 의지가 꺼져버린 상태라고도 한다. 하지만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닌, 그렇다고 생명의 불이 활활 타고 있지도 않는 그저 불씨로 변한 불꽃이 잿더미 아래 숨죽이고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멜랑콜리란 단어를 들을 때면 언제나 신의 한숨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