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상 ‘변호인’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영화한 한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너무 ‘그 분’을 미화한 것 아니냐”는 비난부터, 일부 네티즌들의 평점 테러까지 적잖은 홍역을 앓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일을 벗은 ‘변호인’은 압도적인 수치로 관객 몰이에 성공했다. “‘그’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라는 관객의 단순한 호기심은 영화의 탄탄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명연기에 반했고, 2014년 최초 천만 영화 반열에 올라섰다.
# 순 제작비 42억원 ‘평범’..울림은 100배

‘변호인’은 그렇게 스케일이 큰 영화가 아니다. 순 제작비 42억원에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총 제작비가 75억원이다. 손익분기점은 약 250만 관객이지만, 1천만 관객을 동원함으로써 약 728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변호인’의 가장 큰 흥행요인은 바로 ‘진정성 있는 울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작은 소품 하나 하나까지 80년대를 그대로 영화화해 몰입도를 배가시켰다.
짜임새 있는 구성 역시 영화의 흥행요인으로 작용했다. 안일한 생각으로 성공만을 향해 달려가는 송우석(송강호 분)의 평범한 삶을 초반에, 그리고 송우석이 진우의 억울함을 증명하기 위해 공권력에 맞서는 과정을 후반에 박진감 있게 담아냈다. 드라마틱한 전개와 긴장감 넘치는 구성이 신인감독의 패기를 느끼게 했다.
단순한 정치색을 띤 드라마가 아닌 한 인간의 삶을 재조명함으로서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지, 우리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호평을 얻었다.
특히 ‘정치’라는 코드를 일부배제한 휴먼드라마의 색깔을 강조하며 관객이 반감이 들지 않도록 영리한 구성을 자랑했다.
실제로 일어났던 부림사건을 소재로 삼아 그 안에서 벌어지는 공권력의 폐해와 용기있는 변호사의 싸움을 더해 현실성과 공감을 동시에 자아냈다.
이 같은 요인들만 봐도, 관객들을 감동케 하기는 충분했다. 물론 정치적인 성향으로 관객의 편이 갈리면서 절대적인 공감을 얻지는 못했으나, 그 이상의 ‘울림’을 선사함으로써 1천만 돌파 신화를 이뤄냈다.
# 역시 명품배우! 송강호 있어 가능했다

이미 ‘설국열차’, ‘관상’으로 지난 해 흥행에 성공한 송강호는 ‘변호인’으로 또 한 번 제대로 사고를 쳤다.
영화 속 송강호는 속물 변호사 송우석으로 분해 다양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속물 변호사였던 송우석이, 부림사건에 휩쓸린 청년들을 구하기 위해 ‘최고의 변호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밀도 있는 연기로 소화했다.
특히 실존인물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과시하며, 관객의 뜨거운 찬사를 받기도 했다. 각종 SNS에는 ‘변호인’ 속 송강호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교 영상이 게재되며 네티즌들의 화제로 떠오르기도.
영화가 영화인만큼 출연을 고심했던 송강호는 “꼭 하겠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기존의 촬영을 마쳤고, ‘변호인’의 주인공으로 합류하며 최고의 실력으로 관객을 리드했다.
또 사건의 피해자로 분한 임시완과 완벽한 호흡을 과시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임시완은 실제로도 “송강호 선배님으로부터 많이 혼났다.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셨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송강호만 흥행 주역으로 활약한 건 아니다. 김영애, 곽도원, 오달수, 송영창, 임시완, 조민기, 정원중, 그리고 이성민까지 다양한 색채를 지닌 배우들의 호연이 빛났다. 그렇기에 ‘변호인’은 영화적으로도,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로도 호평을 받으며 천만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