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나 가수, 작곡자, 작사가 등을 기준으로 해 한국가요사를 정리하는 작업은 인쇄매체에서는 가끔 한 적이 있지만 방송사에서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신문사에서는 조사결과를 한두번의 기사로 소화하면 그만이지만 방송사에서는 이런 음악들을 들려주고 설명해주어야 한다.
엠넷은 음악전문채널이라고 하지만 10대와 20대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내보내야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다. 1960년대 음악인 ‘동백아가씨‘(이미자)와 ‘하숙생’(최희준)이 흘러나오는 순간 채널이 돌아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는 대중음악사를 정리하는 이런 작업을 해야 한다. 엠넷이 예산 많이 들어가고 시청률도 별로 안나오는 ‘고비용 저효율‘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선정위원으로 참가한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도 “엠넷의 특성은 재기발랄인데, 여기에 진지함과 음악성을 섞어가는 단계, 재미와 의미를 케미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정기준은 대중적 인기와 문화 사회적 파급력으로 나타나는 대중성과, 창의성을 볼 수 있는 음악성을 바탕으로 했다. 심사위원은 평론가, 기자, 교수, 음악산업관계자 등 전문가 100명으로 구성됐다. Mnet 강희정 콘텐츠기획팀장은 “100명 심사위원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뽑았다. 점수 차가 적은 경우도 많았다"면서 “선정된 100곡은 창작, 감동, 도전, 공감, 변화라는 키워드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악이란 단순히 노래를 듣는 게 아니다. 노래에 담긴 시대를 듣고자 함이다. 그래서 음악은 삶의 피로를 덜어내고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생명력을 가지고 대중과 호흡한 ‘레전드 100송‘은 그런 의미가 더욱 잘 담겨진 노래들이다.
100곡중 가장 오래된 곡은 이미자의 ‘동백아가씨’(1964년)이며 가장 최근의 곡은 싸이의 ‘강남스타일‘(2012년)이다. 가수별로는 조용필이 4곡(‘돌아와요 부산항에’ ‘단발머리’ ‘창밖의 여자’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가장 많은 곡을 목록에 올렸으며 그 다음으로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3곡(‘난 알아요’, ‘환상 속의 그대’, ‘하여가’)을 올렸다. 1980년대와 90년대의 노래가 60곡이 넘게 선정된 데 대해 임진모 평론가는 “80~90년대는 우리 음악산업이 정점에 올랐을 때다. 음악장르도 많았고 실험도 많았다. 재능있는 인재도 많이 나왔던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Mnet 신형관 상무는 ”이번 프로젝트가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시도하지 않은 것이라 미흡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에는 왜 그래미상 같은 게 없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했고, 앞으로 점점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담론을 이끌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