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이승환 “대중친화적 음악, 완성도 만은 양보 못해”

가수 유희열, 윤종신을 아무렇지 않게 편하게 부르고 있는 이승환을 보고 있노라면 어색하다. 나이에 비해 이기적일 정도로 어린 외모 탓이다. 그의 나이를 떠올리면 다시 한 번 놀라곤 한다. 무엇이 이승환을 젊게 만들었을까.

“‘젊은 마음’이 제가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살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그런 걸 유지하면서 권위적이지 않게 살려고 노력해요. ‘최소한 나쁜 어른처럼 군림하지 말자. 애들이랑 놀자’라는 마음가짐이죠. 젊은 기운들이 주는 자극 등이 새로운 힘이 돼요. 그래서 일부러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요.”


앨범 발매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3월의 어느 날, 서울 신사동의 모처에서 만난 이승환은 정규 11집 앨범 ‘폴 투 플라이(Fall To Fly)- 전(前)’에 온 신경을 쏟아 붓고 있었다. 4년 만에 가요계에 복귀한데다가 지난 앨범의 부진한 성적 때문이기도 했다.

“지난 2010년에 발표했던 10집 ‘드리마이저’가 역사의 뒤안길로 쓸쓸하게 사라졌을 때는 ‘다시는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4년 동안 작업을 안 하고 있으니까 제 안에서 뭔가 꿈틀대는 걸 느꼈어요. 사람들이 다신 사랑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다시 사랑하듯이 음악을 운명적으로 하는 저로서도 마찬가지였어요. 2년 전부터는 어떤 곡도 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나 창의력이 생겼었죠.”

‘폴 투 플라이’, 비상을 위한 추락이다. 언젠가 바닥을 치면 비상을 위한 준비를 한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승환 본인 스스로도 자신의 상황을 가장 잘 묘사하고 있는 것이라 말한다.

“97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고 생각해요. 25년 동안 공연 무대에 올랐는데도 자신감이 없었어요. 아마 무대에 한글 프롬프트를 처음으로 도입한 사람이 저 일걸요? 너무 긴장해서 가사를 다 까먹었거든요. 요즘에는 그런 것들도 많이 극복한 것 같아요. 오랜 기간 동안 가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되게 행운아인 것 같아요. 초반에 그렇게 각광받을 정도의 실력이 아니었는데, 참 고마웠던 시기죠. 나름대로 많은 일들을 겪은 것 같아요. 산전수전 다 겪었죠.”


현재 이승환은 드림팩토리를 운영하면서 모든 일들에 자신이 직접 관여를 한다. 과도한 업무에 대한 부담감도 따르지만, 완벽하길 바라는 그의 성격과 맞닿아 있는지라 쉽게 고치질 못하고 있다.

“자신의 마음은 자기가 제일 잘 알잖아요. 어떤 한 인물에 대해서는 하나의 일관된 이미지, 정서 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공연의 경우에는 긴 세월동안 함께 했던 스태프들이라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은데, 다른 부분에서는 제 속을 아무도 모르더라고요. 어쩌면 완벽주의적인 성격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각설하고, 이승환은 이번 앨범을 통해서 좀 더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앨범이 ‘성공’하기를 바랐다.

“이번 앨범을 통해 무조건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이 자리에 섰죠. 또 하나는 대중친화적인 음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마치 1, 2집 때 선보였던 편안하게 다가가면서도 풋풋하게 느껴지는 음악들을 담았어요. 하지만 대중적이라 해서 음악적 완성도만큼은 양보할 수 없었어요. 대부분 앨범을 마치면 후회했는데, 이번 앨범은 사운드에 있어서만큼은 자부심을 느끼는 상황이에요. 만족도가 가장 높죠. 아무나 하지 않은 단 한 가지를 하고 싶어 하는 성격이에요. 음악 하는 후배들한테 환호까지는 아니어도 선호를 받고 싶어요.”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이 아니다. 다만 실패를 했을 때 몰려오는 두려움을 알기에 그 상황을 겪지 않으려 준비하는 것이며, 실패 상황을 빠져나가려 노력할 뿐이다.

“벼랑 끝에 서 보니 알겠더라고요. 7집 앨범을 위해 일 년 넘게 준비했는데, 당시 음원 차트 100위 안에서도 볼 수 없었어요. 앨범을 낸지 한 열흘이 지나니까 ‘이 앨범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굉장히 안타까운 순간이었죠. 대중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가수이기 때문에 자기 것만 주장하면 안 된다고 반성했죠. 그런 면에 있어서 이번 앨범은 듣기 편하지만 완성도가 높은, 최초로 차트에 올려놓고 싶은 앨범이에요.”


이승환의 바람이 통했는지 이번 앨범 타이틀곡 ‘너에게만 반응해’는 지난 26일 발매 당일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등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이밖에도 수록곡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폴 투 플라이’, ‘화양연화’ ′어른이 아니네′ 등이 10위권에 랭크됐다. 앨범 발매 날짜와 봄 날씨를 걱정하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남아있다.

“이번 앨범 활동을 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는 중이에요. ‘라디오 스타’도 나가고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도 하고 있거든요. 몇 분 안되는 제 팬 분들이 TV에서도 제 모습을 보고 싶어하시기에 적극적으로 하고 있어요. 공연도 바로 선보이고요. 목표가 있다면 보컬이 악기를 제압할 수 있는 그런 공연을 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 가수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어요. 인간적으로는 욕정을 제외하고는 되게 정직하게 살았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네요.”

‘어린왕자’의 대명사였던 이승환은 어느덧 ‘공연의 쉰’으로 불리는 나이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의 외모와 더불어 젊게 살고자 하는 그의 모습은 지난 1989년 1집 ‘B.C 603’으로 활동을 시작했던 당시와 닮아 있었다.

방송보다는 공연 위주의 활동으로 무려 1000회 이상의 라이브 콘서트를 펼쳐 ‘공연의 신’, ‘라이브의 황태자’로 불리는 그는 이제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이번 앨범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정말 할 일이 되게 많거든요. 죽부인 대신 강아지로 치유 받고 있었는데, 이제 여자 친구도 만들어야죠. 앨범이 나오자마자 공연하는 것도 제 모습 중 하나고요. 할 수 있다면 서울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방에서도 공연을 많이 가지고 싶어요. 이번 앨범이 잘 되면 후(後)편도 나올 수 있을 거에요.”(웃음)

이제 그는 ‘비상’의 준비를 끝마친 상태다.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는 그가 현재를 비롯한 앞으로 만들어갈 음악적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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