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조보아 “‘가시’ 통해 ‘사랑’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어요”

‘가시’ 속 조보아의 모습은 순수하다 못해 위태롭다. 영화가 상영되는 117분 동안 관객은 조보아의 표정, 행동 등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인다. 처음 느껴보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주체못해 열병처럼 뜨겁게 첫사랑을 온몸으로 앓고 있는 영은(조보아)의 기괴한 행동들은 이야기가 전개 될 수록 갈 수록 연민을 느끼게 만든다. 영은이를 통해 첫 스크린 데뷔를 마친 조보아와 최근 만나봤다.

‘가시’는 학교 내 가장 인기 많은 선생님 준기를 향해 자신의 사랑을 키워가던 영은이 사랑의 감정을 점점 키워가며 자신을 피하는 준기에게 다가가기 위해 그의 아내 서연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시나리오가 한 번에 다 읽혔어요. 굉장히 슬프다는 느낌이 들고 마지막에는 눈물이 났어요. 자신과의 사랑을 부정하는 준기에게 ‘사랑이 아니면 뭔데요?’라고 묻는 장면에 너무 슬펐죠. 그래서 오디션을 봤어요. 솔직히 영은이가 악독하고 비현실적인 인물이라 관객들을 이해시키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워낙 어려워서 이 작품 자체가 제게는 도전이자 목표였어요. 저는 영은이가 진짜 깨끗하고 맑은 사랑을 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연기하면서 느꼈던 영은이에 대한 연민을 관객들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극중 영은은 준기의 관심을 끌기위해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하고, 밤 늦게 준기의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린다. 준기의 눈길을 받을 수 있는 짓이라면 무슨 짓이든지 서슴치 않는 18세 소녀 영은. 조보아는 영은이가 극중에서 하는 행동들을 직접 느끼고 표현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그는 다이빙신을 대역없이 소화하기 위해 3주 정도 연습해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다이빙 신은 정말 무서웠어요. 스카이 다이빙은 해본 적 있지만 물 속에 직접 떨어진다고 생각하니 무섭더라고요. 3주 정도 연습해서 촬영에 들어갔어요. 연습하다보니 위에서 떨어지는 것보다 물 속에 떨어져서 더 깊숙히 들어가야하는게 더 힘들더라고요.”

‘가시’ 속 조보아와 장혁의 베드신을 빼놓을 수가 없다. 데뷔 후 조보아의 첫 베드신이기 때문. 젊은 여배우에게 베드신은 후일의 이미지와 심리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법인데 조보아는 “‘가시’에서 꼭 필요한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시나리오로 보고도 긴장이 됐었어요. 이후에 감독님하고 많은 이야기를 깊게 해보니, 이 베드신은 단순히 행위가 목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준기, 영은, 서연 세 사람의 감정선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감정신이기도 해서 직접 표현하고 싶었어요. 행위보다는 영은이의 표정과 눈빛을 염두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메가폰을 잡은 김태균 감독은 공식홍보일정에서 제대로 된 캐스팅이라며 조보아의 연기에 만족감을 드러내왔다. “예쁘지만 어딘가 허전하다”는 김태균 감독의 평을 조보아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감독님께서 누누히 말씀하셨어요. 영은이라는 아이는 정말 관능적이고 여자같다가도 비어보이는 순수한 아이로 보였으면 좋겠다고요. 그게 추상적이라 굉장히 어려웠어요. 자연스레 캐릭터 고민을 자주 하게 됐죠. 그런데 어느 날 생각을 하다가 멍하니 있는데 감독님께서 ‘이 표정이야, 이걸 기억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도 시간이 지날 수록 영은이한테 몰입하면서 이해할 수 있게 되고, 표현을 하다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영은이가 표현할 수 있는 표정이나 행동들이 자연스레 나오더라고요.”

조보아는 ‘가시’를 촬영하며 지난날의 자신의 연애를 되돌아보며 사랑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 지금까지 사랑이라고 생각해왔던 자신의 감정이 정말 사랑이었는지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조보아의 설명이다.

“연애경혐이 많진 않은데 이 영화를 찍으면서 저는 단 한 번도 사랑이라는 것을 못해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정도로 내 마음을 표현을 했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이런 사랑을 받아보고 싶기도 하더라고요.”

조보아는 첫 스크린 데뷔를 무사히 마치고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지난 2012년 MBC ‘마의’에서 연기력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후 첫 행보였기에 긴장됐을 터, 하지만 연기에 대한 고민을 연기를 해소한 그는 앞으로 자신이 걸어나가야 할 길을 정립한 듯 보였다. 연기에 이제 막 재미가 붙었다는 조보아의 앞으로 행보를 편안하게 지켜봐줄 필요가 있다.

“첫 스크린 도전이었는데, 연기생활을 계속할 수 있게 된 시점인 것 같아요. 방황하고 많이 힘들었는데 이 작품 통해서 연기에 대한 재미도 느끼고 사명감도 느끼게됐어요. 연기자 생활을 끝까지 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은 것 같아요. 앞으로 조금 더 지켜봐주세요.”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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