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세월호 보도와 발언으로 이어지는 내홍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공영방송 KBS가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보도와 발언을 두고 간부와 평기자, 직원 사이에 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김시곤 KBS 보도국장은 9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갖고 “보도국장에서 물러나겠다”며 사퇴를 표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 국장은 “세월호 사건과 교통사고 비교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김 국장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길환영 사장에 대해 ‘언론에 대한 어떠한 가치관과 신념도 없이 권력의 눈치만 본’ 인물로 평가하면서,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 왔다’며 길 사장의 즉각적인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국장의 ‘세월호 희생자 수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 비교 발언’은 적절하지 못해 논란을 일으켰고, 지난 8일 유가족들의 KBS 항의 방문으로 이어진 것은 사실이다. 길환영 사장은 유가족의항의방문 다음날인 9일 오후 유족 대표들이 모여 있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찾아 유족에게 사죄의 말씀을 올렸다.

이런 시점에 KBS 내부에서는 세월호 보도에 대한 기자를 비롯한 PD, 경영, 카메라, 기술 등 직원들의 집단 반성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38기에서 40기 막내 기자들의 반성문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침몰하고 있는 KBS 저널리즘을 반성합니다’는 제목의 반성문을 비롯한 그들의 글에는 현장에서 느꼈던 참담함과 위기의식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KBS 38기는 전원의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동기를 기레기로, KBS를 세월호로 만들지 마십시오”라며 “동기들과 막내급 기자들이 부담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외친 그 목소리는 진실이었습니다. 현장의 기자가 낸 목소리마저 묵살되는 뉴스에 현장 날 것의 목소리가 실릴 리 없었습니다. 대문 앞의 목소리도 듣지 않는 언론사에게 그런 것이 들릴 리 만무했습니다”라고 자탄의 글을 남겼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대형 오보를 내고도 사과하지 않는 방송, 현장감이 전혀 없는 뉴스, 사건의 본질에 다가가지 못한 보도”라며 “KBS가 재난 방송을 한 것이 아니라 KBS 방송 자체가 재난이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KBS 본부는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세월호 보도에 관여한 모든 기자들이 참석하는 토론회를 제안한데 이어, KBS가 재난주관방송사로서 부끄럽지 않은 보도를 했는지 반성해야 하며, 그 결과물을 9시뉴스를 통해 전달하고, 잘못된 부분은 유족과 시청자들에게 분명히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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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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