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이 기업체 설문 대리 작성
-총장단 해명…학내 비난 쏟아져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중앙대가 외국 기관의 대학평가 과정에서 자료를 조작해 국제 순위에서 제외됐다. 교직원이 평가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평가점수를 높이려고 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내부에서는 ‘국제 망신’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3일 중앙대 등에 따르면 영국의 대학 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는 올해 전세계 대학의 순위를 발표하면서 중앙대의 세계 대학평가 순위를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학교 측에서 제출한 자료가 허위 작성된 것으로 드러나며 기관 홈페이지에는 대학 순위 대신 대학 측의 부정행위 경위가 게시됐다.
13일 중앙대 등에 따르면 영국의 대학 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는 올해 전세계 대학의 순위를 발표하면서 중앙대의 세계 대학평가 순위를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123rf] |
QS는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으로 매년 전세계 대학을 평가해 순위를 발표한다. 중앙대는 지난 2016년도 평가에서는 전세계 대학 중 461등, 지난해 발표된 2017년도 평가에서는 386등을 기록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8일 발표된 2018년도 평가에서 중앙대는 순위를 받지 못하고 ‘순위권 제외’ 판정을 받았다. 평가 항목 중 졸업생 평판도 설문(employer peer review)에 조작 정황이 발견됐기 때문이었다. 해당 설문은 대학이 아닌 기업체의 인사 담당자가 직접 답해야 하는 항목이었지만, 중앙대는 교직원인 대학평가 담당자가 기업체 대신 설문을 작성해 기관에 제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평가 기관 측은 중앙대로부터 받은 자료에서 부정 평가 정황을 발견하고 대학순위 발표 직전 중앙대에 해명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교 측은 일부 설문 자료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다시 평가를 진행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기관 측은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요청을 거절했다.
대학평가 과정에서 자료를 조작했다는 소식에 학생들은 학교 측에 집단 항의에 나섰다. 총학생회는 기관의 발표 직후 학교 측에 해명을 요구했고, 지난 9일 중앙대 총장단은 “평가실무 담당자가 대학 순위 상승에 기여하려는 과욕과 오판으로 직접 답을 입력하는 행위를 했다”며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총장단의 해명에도 학내 분위기는 좋지 않다.
한 학생회 관계자는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다“며 ”학교가 먼저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고 구성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안에 대해 학교 측은 “총학생회의 요청으로 총장단이 참여해 경위를 설명하는 자리를 지난 12일에 마련했다”며 ”자세한 경위가 밝혀지는 대로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