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를 넘어…화장품 中시장 점유율 29% ‘1위’ 회복

올 내한 요우커 800만명 전망
외인 면세점매출액 전년比 28% 급증

화장품업체 올 매출 두자릿수 증가 전망
한·중 관계회복…中사업 다시 드라이브
中의존 탈피…동남아 등 신시장 개척도

화장품업계에 짙게 드리웠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먹구름이 걷히고 있다. 한ㆍ중 관계개선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관광객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면세점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한중 해빙 분위기 속에서 다시 중국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또 화장품업체들은 미국과 유럽은 물론 동남아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도 한창이다.


▶돌아오는 유커…면세점 매출 회복 기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중국인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가 회복되고 있다.

29일 관광지식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33만2474명으로, 전월(29만9247명)보다 11.1%(3만3227명)이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중국인 한국 입국자수의 전년동기대비 감소율은 43.6%로, 전분기 58.8%보다 15.2%포인트 축소됐다.

중국인 인바운드는 2014년 613만명, 2015년 598만명이었다가 2016년 807만명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중국이 한반도 사드배치 보복으로 한국 단체관광을 불허하면서 지난해에는 417만명으로 급감했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드로 촉발된 한ㆍ중외교 불화는 사실상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올해 방한 중국인은 2016년 수준인 800만명으로 가정된다”며 “중국인 관광객 수요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 유입을 높게 보고 있으며, 방한 중국인은 평창 올림픽을 기점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드 이슈가 소멸되면 위축됐던 면세점 매출도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2월 국내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 이용객 14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에 그쳤다. 중국인 입국자 수가 정상화되면서 면세점 이용객 수도 회복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매출액은 9억3907만달러로 전년 대비 28.0% 늘었다.

▶화장품 대중국 수출액도 다시 증가= 한국 화장품의 중국 수출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0~11월 중국의 국가별 화장품 수입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 화장품 비중은 28.9%로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한국화장품 수입비중은 지난해 1분기 28.4% 기록한 이후 2분기 23.7%로 급락했으며 3분기 25.6%로 반등을 시작해 4분기에 29%에 육박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아모레G와 LG생활건강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는 7조151억원, 6조782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4.1%, 8.2%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 한국콜마, 에이블씨엔씨, 잇츠한불, 코스메카코리아, 클리오, 네오팜 등 주요 화장품업체들의 올해 매출 전망치도 지난해보다 두자릿대 증가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화장품업계, 중국 사업 재가동= 화장품 업계는 사드 악재 속에서도 중국 현지 매장수을 늘리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고급화와 VIP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 중국 대도시 최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입점, 지난해에만 34개 매장을 늘려 19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샤, 어퓨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에이블씨엔씨는 올해부터 2년간 300억원을 투자해 중국 1성급 도시 내 30여 개의 직영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매장 이외에도 브랜드 홍보관과 지역 영업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에이블씨엔씨는 현재 중국 내에서 2100여 개의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다.

▶신시장 개척도 꾸준히…중국 의존도 축소= 화장품 업계는 사드 교훈을 발판 삼아 글로벌시장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10월 조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2018년 사업전략에 선제적으로 착수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미국 시장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이커머스 등 신채널 대응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현재 14개국에 19개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캐나다, 유럽을 제외하고 대부분 동남아 국가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만큼 북미ㆍ유럽시장과 함께 동남아 시장의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도 베트남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해외사업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로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베트남으로 수출 다변화를 꾀하면서 베트남 매출이 해외 매출의 5~6%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후’와 ‘오휘’ 등을 호치민시와 하노이시 주요 백화점 등 23곳의 매장에 입점하며 프리미엄 브랜드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박세환 기자/gr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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