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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벅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런 분위기를 틈타 인터넷상에는 가짜 스타벅스 무료음료 쿠폰이 나돌며 이번 사태를 조롱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미 언론이 18일 전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스타벅스가 내달 29일 오후 미 전역 직영매장 8000여곳의 문을 닫고 직원 교육을 하겠다고 전날 발표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스타벅스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무료음료 쿠폰을 발급했다”는 소식이 확산했다.
SNS에 올려진 광고에는 스타벅스 음료 사진과 함께 “미안하다”, “스타벅스는 더 잘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인종에 가치를 둔다. 직원들을 더 세심하게 가르치겠다”, “가장 좋은 대화는 커피 한 잔으로 시작된다. 당신에게 한 잔 사고 싶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광고 하단에는 쿠폰 사용기한과 함께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나 그런 정체성을 가진 사람에게만 해당된다”는 주의도 더해졌다.
SNS 이용자들은 지난 12일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경찰관들이 음료 주문을 하지 않은 채 기다리던 흑인 남성 2명을 체포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일자 스타벅스가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는 허위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스타벅스는 이 광고에 대해 “명백한 거짓말이며 스타벅스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 광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롱에 가까웠다. WP는 “할인코드로 나온 1488은 백인 우월주의를 상징하는 14와 88의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쿠폰의 QR 코드를 조회하면 흑인을 비하하는 ‘N 단어’가 나타나는 페이지로 이어졌다.
미 언론들은 이런 조롱의 중심에 미국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4챈’(4Chan)이 있다고 봤다.
이 사이트는 지난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며 각종 가짜뉴스를 퍼뜨려 악명을 떨쳤다. 주로 정보나 논리보다 백인 우월주의자를 자극할만한 밈(meme·특정 메시지가 담긴 이미지)을 제작, 공유해 트럼프 열풍을 이끌었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4챈이 스타벅스를 겨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스타벅스가 ‘드리머(불법체류청년)의 날’을 만들어 이민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면서 가짜 쿠폰을 퍼뜨렸다. 당시 한 4챈 이용자는 “이민자들이 스타벅스로 몰리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신고하자”고 밝히기도 했다.
양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