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2주]2030 ‘문센족’ 급증…“퇴근 후 요리ㆍ발레 배워요”

[백화점 문화홀에서 요가수업을 수강하는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워라밸 시대’ 젊은 직장인들 자기계발 도전
-백화점 등 저녁시간대 프로그램 대폭 확대
-몸매 관리 강좌 인기…사진ㆍ드로잉도 관심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ㆍ성기윤 수습기자] #. 직장인 서지수(28) 씨는 최근 집앞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저녁 7시에 열리는 쿠킹클래스 강좌를 신청했다. 이달 시행된 주 52시간 근로제로 6시에 칼퇴근 하면서 예전부터 배워보고 싶었던 취미생활에 도전했다. 그는 “퇴근 후 간단한 요리나 디저트 만드는 강좌를 수강하고, 내가 직접 만든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마무리한다”며 “혼자 살고 늦게 퇴근해 대충 때우던 저녁이 나를 위한 소중한 한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달부터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직장인 문센족(문화센터 족)’이 백화점의 떠오르는 고객층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부들이 주 수강생일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일명 ‘문센’은 최근 2030 직장인을 겨냥한 강좌들이 늘고 있는 모양새다. 여가활동에 쏟을 시간과 체력적 여력이 없었던 직장인들이 퇴근 후 다양한 활동에 도전하며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중시하면서다.

회사 퇴근 이후 문화센터에 들러 자기계발과 취미와 관련된 강좌를 듣는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주부 수강생 선호도를 고려해 개설됐던 강좌들은 전보다 다양해지는 모양새다. 직장인 김모(28) 씨 역시 전에는 학원에서 배웠던 외국어를 문화센터 강좌로 수강하고 있다.

그는 “단기속성 강좌 위주로 그때그때 다양하게 수강하고 있는데, 최근엔 여름휴가지에 가서 사용할 수 있는 외국어 강좌를 등록했다”며 “지하철역 바로 앞에 있는 곳에서 수업을 듣다보니 이동시간이 적어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문센족의 강좌 수요가 늘어나면서, 문화센터를 운영하는 주요 백화점 업계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인 지난 1일부터 퇴근 후 강좌를 찾는 직장인들 대상으로 진행되는 오후 6시 이후 저녁 시간대 강좌를 지난 여름학기보다 30% 늘렸다.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오후 6시 이후 문화센터 강좌를 이용하는 고객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 늘었다.

업계는 “늘어난 강좌 대부분이 2030 직장인 선호도가 높은 강좌들”이라며 “발레ㆍ요가ㆍ피트니스 등 몸매 관리 강좌와 휴가철을 겨냥한 여행사진ㆍ드로잉 등 강좌를 집중 배치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역시 직장인을 위한 저녁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했다. 2030 직장인들의 워라밸을 위한 강좌는 지난해보다 약 150% 가까이 늘었고, 기존 피트니스 위주로 진행되었던 저녁 강좌들을 재테크ㆍ메이크업ㆍ꽃꽃이 등 직장인 상대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문화센터 이용객인 2030 고객 비중은 15% 이상 늘어나면서 생긴 변화라는 설명이다. 업계는 “아이와 함께 강좌를 수강하는 젊은 주부 고객들을 제외해도 20~30대 고객이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달부터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된 ‘주 최대 52시간 근로’ 방침에 따라 직장인 문센족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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