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은행 3인체제 운영 배경과 전망

양호행장의 갑작스런 자진사퇴로 야기된 위기상황을 나라뱅콥 이사회는 3인 공동운영체제로 긴급 봉합시켰다.

이날 민 김 COO, 앨빈 강 CFO, 바니 리 CCO 등 3명의 전무들이 이끄는 ’3인 경영체제’를 결정한 배경에는 나라뱅콥 이종문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들의 고심이 묻어난다는 타운금융권의 평이다.

양 행장의 중도하차로 갑작스런 경영위기에 몰린 이종문 이사장이 3명 체제라는 다소 의외의 임시처방을 내놓은 속마음은 “3인의 전무중 그 누구도 잃어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엔 지난 2월 새한은행장으로 복귀한 벤자민 홍 전임 행장의 행보도 영향을 미쳤다는 타운금융권 일각의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에 행장대행으로 선임된 민 김 전무를 비롯한 대다수 간부직원들이 싫든좋든 ‘홍행장 사람’으로 분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을 계기로 민 김 전무는 ’3인 체제’의 대표주자 인정 받아서 은행원들의 가장 큰 소망인 대권(행장)에 그 어느때보다 가까이 다가서게 됐다. 앞으로 3인 체제를 어떻게 조율하는가와 그동안 의구심을 받아왔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즉 객관적이고 직접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라는 것.

그러나 민 김을 비롯한 한인은행원들의 가장 큰 희망인 ‘내부 발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차기 행장 영입에 결정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행장선출위원회)에 하워드 굴드라는 변수가 새롭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성급한 타운금융권 인사들인 굴드가 사외이사로 영입됐다는 것은 차기 행장에 비한인이 영입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날 이사회 직후 이종문 이사장은 “정규 행장영입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며 “각 파트에서 그간 훌륭한 업무분담으로 나라은행을 이끌어 왔던 3인의 공동운영자들이 잘해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3인 체제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앞세워 전무들의 경영능력을 꼼꼼히 점검하는 동시에 ‘외부 영입’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벌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따라서 어려운 시험대에 올라 서게 된 민 김 행장대행을 비롯한 ’3인 체제’가 어떤 그림을 그려내는가에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는 것이다.

박상균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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