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 급증

부동산 경기가 전국적으로 가라앉으면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경매를 통해 콘도 물량을 처분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전국경매인협회(NAA)에 따르면 경매 업계의 매출이 5.9% 떨어진 지난 3분기 콘도 및 주택 경매는 1년전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주택 경매 시장은 지난 지난해에도 8.4% 성장했다. NAA의 윌리엄 쉐리단 회장은 “이번 통계는 주택을 판매할때 경매가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당분간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매를 통한 급매물 처분은 아직까지는 유지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는 일부 업체에 국한되고 있지만 앞으로 주택시장 경기가 더욱 장기화될 경우 콘도와 주택 등을 대상으로 한 경매시장이 한층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아직 한인 커뮤니티에서 콘도나 주택이 경매로 처분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또 설령 경매에 나온 콘도를 구입할 기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떤 종류의 경매인지 상세히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인 부동산 관계자들은 조언했다.

바이어의 입장에서 경매는 해당 콘도의 실제 가격이 얼마인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미 주택 시장이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경매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주택이나 콘도 매입에 과연 얼마까지 돈을 투자할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매를 통한 주택 구매는 여러 트릭이 숨어있을 수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의 이해봉 회장은 “경매의 종류에 따라 경매가가 최종가가 아닐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콘도 개발자가 경매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딜 자체를 취소할 수 있으니 모든 부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콘도의 경우 이미 입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경매로 싸게 잔여 유닛들이 팔려버리면 기존 거주자들의 원성을 사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법적인 분쟁을 일으킬 소지도 있다. 또 개발업체의 재정 상태도 확실히 파악해봐야 한다.

또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지금은 침체가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문제는 6개월~1년이 지난 시점이다. 지금도 많은 콘도와 주택이 지어지고 있어 경매를 통한 주택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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