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업계도 숫자마케팅 시대

현대는 숫자 마케팅 시대(?).

이른바 대박을 기록한 상품들의 이름에 숫자가 붙으면서 숫자 마케팅이 한창이다. 이곳 한인들에게도 익숙한 ’2% 부족할때’, ’2080치약’,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茶)’등 상품에서부터 ’7080′ 콘서트 등 문화상품에까지 등장한 숫자가 이제 부동산 업계 마케팅에도 그 모습을 드러냈다. 가라앉은 부동산 경기의 터널을 뚫기 위해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업계에서 숫자로 불황을 뛰어넘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부동산 업계에 등장한 ’39일 캠페인’. ’39일 캠페인’이란  39일간 집을 팔기 위해 내놓고 39가지의 색다른 전략으로 바이어를 공략하겠다는 부동산 에이전트들의 다짐 이다. 부에나 팍에 위치한’리맥스 다이아몬드’가 처음으로 시도하고 있는 이 캠페인은 39란 구체적인 날짜를 적시함으로써 꼭 집을 팔아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리맥스 다이아몬드’의  하워드 홍 대표는 “현재 마켓이 슬로우해 집을 내놓게 되면 팔리는 데 3~6개월 정도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40일 이내에 팔리는 매물은 대략 40% 정도로 통계가 나와 있는데 불황을 타계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우리의 다짐을 구체적인 숫자로 적시했다”고 밝혔다.

집을 팔려고 내놓은 셀러의 경우 오픈하우스나 잠정적인 바이어가 집을 보러올 때는 시도때도 없이 집을 오픈해야 하는 상황이라 3~6개월 정도 장기간 내놓게 되면 번거롭고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셀러의 심리를 간파하고 한달 내에 집을 팔자는 의미에서 ’39일’이란 숫자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리맥스 다이아몬드에는 이 캠페인을 시작한 지 일주일만에 집을 팔려고 하는 셀러들의 문의가 쇄도하는 등 숫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물론 조건도 있다. 작년 시세만을 믿고 오버 프라이스 된 매물은 아예 받지 않는다. 100만달러가 훌쩍 넘는 고급주택 처럼 아무래도 셀링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리스팅도 정중히 사양한다. 리맥스 다이아몬드에서는 50~100만달러 사이의 매물로 현재 시세에 맞는 적절한 가격의 집을 ’39일 캠페인’에 맞춰 리스팅 받고 있다. 이밖에도 MLS 리스팅에 올려놓는 것 뿐만아니라 서머타임 이후 어둑해지는 오후 5시 이후에도 집앞에 꽂아 놓는 팻말이 잘 보일 수 있게 만드는 조명 시설 서비스, 리스팅된 집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는 녹음 서비스, 인터넷으로 가상 투어를 해보는 버추얼 투어 서비스, 이메일 서비스, 39일간 매일 셀러에게 상황을 보고하는 전화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문 광고도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광고 리스팅과 리스팅한 날짜를 계속 명시하는 등 바이어를 타겟으로한 마케팅을 펼친다. 39일간 집이 팔리지 않으면 셀러는 해당 에이전트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리맥스 다이아몬드’에서는 ’39일 캠페인’에 이어 바이어를 위한 ’7천달러 디스카운트 캠페인’도 계획중이다. ’7천달러 디스카운트 캠페인’이란 매물로 나온 주택에서 무조건 7천달러는 인하해서 딜을 성사시키겠다는 것. 굳이 7천달러를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7이라는 숫자가 행운을 의미라는 숫자이기 때문에 바이어나 셀러 모두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생각에서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부동산이 재테크의 수단인 만큼 숫자를 활용한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며 ‘리맥스 다이아몬드’의 뒤를 이어 다양한 숫자 마케팅이 쏟아져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미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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