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플레이로 고객 만족 업그레이드


▲ 콜드웰뱅커 커머셜 프리미어 김옥규 대표.
ⓒ2007 Koreaheraldbiz.com

<임문일과 차한잔>
콜드웰뱅커 커머셜 프리미어 (Coldwell Banker Commercial Premier) – 김옥규 대표

 
한 세대를 풍미하기는 쉬워도 세대를 아우르는 전문가가 되기는 쉽지 않다. 한인타운 부동산 업계의 대표적인 1세대 주역이면서 이제는 차세대 부동산인을 길러내는 ‘스승’으로 더 알려진 콜드웰뱅커 커머셜 프리미어(Coldwell Banker Commercial Premier)의 김옥규(64) 대표는 이런 점에서 진정한 세대를 아우르는 전문가라 할 만하다. 다운타운 부동산 업계에서 오케이 김(Ok Q. Kim)으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한 세대를 꽉 채우고 서른두 해째를 맞은 그의 부동산 인생론을 들어본다.


임문일(이하 임)= 많은 분들이 한인 부동산 업계 큰 어른으로 추천하셨습니다. 단지 32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이 분야에 몸담았다는 것만으로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지는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김옥규(이하 김)=
1975년에 한인이 설립한 첫 부동산 회사인 럭키 부동산에 합류해 1년 남짓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주류사회에서 일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LA 다운타운의 메이저 프로퍼티스(Major Properties)에 들어갔습니다. 메이저 프로퍼티스와 그럽&엘리스(Grubb&Ellis)에서 일한 시간만 15년 이상 됩니다. 당시에 다운타운에서 활동하던 한인으로는 박원웅씨와 저, 두 사람 정도였죠. 그곳에서도 한인이라기보다 몇 안되는 아시안 아메리칸으로서 눈에 띄는 편이었습니다.

한인으로서는 드물게 주류 부동산회사에서 활동했기 때문인지 조선갈비나 올림픽병원·로텍스호텔·한국자동차 건물 등 한인타운 내 상징적인 부동산을 포함해 비교적 큰 거래도 많이 했지요. 또 1989년 설립한 LA프로퍼티스도 당시로서는 드물게 상업용 부동산 전문회사여서 제가 한인분들께 더 기억에 남아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임=
한인타운보다는 주류 부동산 시장이 주 무대였군요.

김=
줄곧 다운타운에서 활동하다가 2001년에 한인타운으로 들어왔습니다. LA프로퍼티스를 운영하면서 2004년에 콜드웰뱅커 커머셜 프리미어를 인수했는데 보통 프렌차이즈로 운영되는 미국 부동산 회사를 인수인계하려면 6개월 이상이 소요됩니다. 헌데 오케이 김(Ok Q. Kim)이 이 회사를 인수한다고 하니까 본사에서 1개월만에 정리를 해 줬습니다. 그간 업계에 쌓여온 크레딧을 인정받는 것 같아 흐뭇했죠.

임=
지금은 우리 이민사회가 세대교체기라고들 말하는데, 그 세대교체라는 말에는 한인 커뮤니티가 나이가 찼다는 것만이 아니라 주류사회로의 진출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봅니다. 콜드웰뱅커 커머셜이라는 회사는 주류 사회의 대표적인 부동산 회사로 전문성에 있어 인정받는 만큼 또 한편으론 까다롭다는 이미지도 있습니다.

김=
부동산 회사로서 콜드웰뱅커의 미국 내 인지도가 80% 가량 된다고 봅니다. 회사의 규정도 까다롭지만 그만큼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자긍심도 강하지요. 한인타운 내 타 부동산과 비교해 회사에 지불하는 커미션 비중이 월등하게 높은데도 직원들이 이직하지 않는데는 그만큼 값어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자부합니다. 부동산 시장은 장기전이고 개인의 성장과 함께 회사가 성장해야 회사가 에이전트들의 든든한 백 그라운드 역할을 해줄 수 있으니까요.

다행스러운 건 이곳 콜드웰뱅커 커머셜 프리미어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거의 1.5세와 2세들이고, 지난 2~3년간 이곳에서의 훈련 시스템에 적응하면서 잘 해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달에 제가 40일 동안 중국 연변의 과학기술대학에 강사로 초청돼 갔었는데, 돌아와 보니까 제가 없는 동안 더 잘 꾸려나가고 있었습니다.(웃음)    

임=
콜드웰뱅커 커머셜이 뭔가 한인타운 내 다른 부동산 회사가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게 운영방식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
사실 그간 주류 부동산회사의 운영방식에 익숙해져 한인타운으로 들어온다는 게 한편으로 자신이 없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인 2세들이 지향해 나가야 할 곳이 주류사회인 만큼 제가 익혀온 일의 감각이 유용한 면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회사 운영 방식이나 직원 교육 방법은 그때 몸에 익힌 대로입니다.

원칙에 철저하고 직원들에게도 쉼없이 전문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클라이언트가 커미션을 깎으려고 하면 딜을 하지말라고 가르칩니다. 대신에 맡은 일에 대해서는 팀을 구성해 일을 처리하도록 합니다. 지금은 한 사람의 능력이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다 만족시키기 어려운 시기이고 팀으로 일을 할 경우 한 에이전트가 가진 약점이 자연스레 보완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팀으로 움직이는 덕분에 천만달러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들도 맡게 되고 한 에이전트의 이름을 내세울 때와 일의 방향에서 다소 차이가 납니다. CBRE나 그럽&엘리스 같은 대형 부동산회사들은 이미 이런 팀운영이 일반화돼 있고 저도 1989년부터 팀 운영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임=
지금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을텐데요… 과기대 강의를 다녀오신 소감은 어떠셨는지요?

김=
이제는 국가간의 영토 개념이 없어지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교포가 사는 곳 어디든 우리나라 영토라고 해도 별로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중국의 한인들도 미국 부동산에 대해 관심이 아주 높습니다. 보통 20~30명이 듣는 수업에 53명이 신청해 강의를 들을 정도였습니다.

중국이나 인도, 베트남 등 최근 경제성장으로 부를 축적한 나라들이 그 자금을 안정적으로 묻어둘 곳으로 안전한 미국 부동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가 많은 특수 지역이고 이곳에 우리 한인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인 일입니다. 

임=
막상 미국에서는 서브 프라임 문제 등으로 시장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습니다. 그저 부동산 시장의 주기 변화 차원으로 이해해도 될까요? 

김=
옛날에는 흔히 부동산 시장에 10년 주기가 있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부동산 주기의 패러다임이 깨지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요즘에는 정부가 각 상황마다 대처에 나서고 있고, 무엇보다 고용시장의 안정 등 부동산 시장 전반이 그렇게 큰 위기라고 하기에는 긍정적인 요소가 아직 많습니다.

오히려 심리적인 위축이 시장을 더 위축시키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몇년 동안 투자용으로 구입했던 주택이 전체 거래의 약 40% 가량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투자용 주택들이 향후 변수로 남아 있지만 대출자들이 위기를 벗어나도록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게 위기 극복의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임=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라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시장 전반을 지탱하는 분야가 부동산임은 변함이 없는 듯 합니다. 지금 시기에 부동산 에이전트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김=
부동산 일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정직입니다. 하지만 커머셜 분야에서는 또하나의 조건이 더 필요합니다. 바로 실력이죠. 재미도 있도 보람도 큰 만큼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분야입니다. 시장이 힘든 시기일수록 실력을 갖춘 전문인들이 더 빛을 발한다고 믿습니다. 커머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정말 열심히 공부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김옥규는 누구인가?>
1943년 생으로 고려대학교 상대 졸업한 김옥규 대표는 1971년에 가발회사 ‘진동’의 미주 지사장으로 LA에 들어왔다가 6개월만에 한국 본사가 문을 닫으면서 타의로 미국에 눌러앉게 됐다. 이때부터 김옥규 대표는 초기 이민자들이 흔히 겪었던 힘겨운 정착기를 보냈다.

1975년 럭키부동산과의 인연으로 부동산 브로커를 시작한 후 메이저 프로퍼티스에서 부동산 전문 교육과 경력을 쌓아갔다. 부동산 일을 하면서도 미드시티 뱅크를 설립한 바 있으며 한때는 미트마켓을 운영하면서 처남과 캔 꼬리곰탕을 만들어 한국에 수출하면서 화제가 되는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사업가로서의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다.

그런 과도기를 거쳐 80년대 중반에 다시 부동산 업계로 돌아와 오늘에 이르렀다. 주류사회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경기의 부침에 치우치지 않고 평소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 익히 보아온 그는 직원들에게도 늘 교육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신입 에이전트는 8주간의 트레이닝 기간을 거쳐야 하며 고유 업무 외에 본사의 정기교육과 전문교육기관을 통한 라이선스 취득도 게을리하지 말도록 당부한다.

그런 결과로 현재 콜드웰뱅커 커머셜 프리미어에는 미국 내 최고 권위의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 자격증이라 할 수 있는 CCIM(Certified Commercial Investment Member)이 5명이나 확보됐으며, 2명의 CPM(Certified Property Manager)이 배출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전문교육에 대한 쉬임없는 욕심이 지금 세대가 바뀌고 있는 한인 부동산 시장에서 그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리=나영순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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