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제일은행 인수가 재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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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의 애틀랜타 제일은행 인수가격 재조정을 위한 협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 유재환 행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헤럴드경제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제일은행 인수가 갖는 전략적 가치가 있어 딜은 계속되지만, 가격 조정(인하)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창열 재일행장의 사임 이후 나온 유행장의 이같은 발언은 인수가격 재협상에 걸림돌이 제거됐다는 것으로 판단된다.

두 은행간의 불화설과 관련 입을 열지 않던 유 행장이 인수가 조정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행장은 “몇몇 대출이 우리쪽의 동의(Consent)없이 이뤄졌고, 인수협상이 개시된 이후 은행의 자산건전성도 계속 악화되고 있다”며 “모든 과정이 계약 당시 정한 원칙대로 이뤄지겠지만 가격조정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한미-PUB 합병 이후 최대인 6520만달러라는 인수 규모면에서도 중앙의 제일 인수건은 은행가의 초미의 관심을 받아왔다. 인수의 주체를 은행이 아닌 지주회사로 하고, 금융기관들의 상황이 한창 악화되던 시점임에도 지난해 6월 당시 제일의 순자산(Equity) 2240만달러의 2.9배 가량의 인수가를 제시하는 등 제일은행이 애틀랜타 한인커뮤니티에서 갖는 의미가 많이 배려됐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이 전행장이 합병 과정에서 이사회와 마찰이 계속됐고 이로인해 딜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제일은행 이사회 내부에 돌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몇몇 대출건의 승인에 이견이 불거졌고, 중앙에서 돕겠다는 취지로 보내려던 간부급 인사의 발령건이 무산된 것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은행 내부에서도 ‘마냥 이대로 갈 수 만은 없다. 딜을 깨려면 깰 수도 있다’는 의견이 불거졌었다.

이제 시선은 인수가가 어느정도까지 낮춰지느냐로 모아진다. 인수 의향서를 체결했던 지난 9월 당시 순자산의 2.2~2.3배 정도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시장 상황이 달라지며 이보다 낮은 가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 전행장은 사임 발표 이후 1주일까지 주어지는 조정기간의 마지막 날인 14일까지 출근한 뒤 15일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애틀랜타 지역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행장은 오는 29일에 주주총회를 앞둔채 행장 해임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애틀 유니은행과 버지니아에 새로 설립되는 한인은행 등에서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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