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가 한인은행을 포함한 미국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 시장조사 일정을 시작하면서 한인 은행가 내에 의견이 분분하다.
캠코에서 한인은행들의 부실채권을 우선적인 투자대상으로 삼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가격을 얼마나 쳐주는가가 관건’이라는 입장이다. 캠코는 28일 현재 뉴욕 맨해튼에서 투자은행(IB) 및 모기지업체들과 미팅을 갖는 것으로 시장조사에 착수했으며, LA에는 오는 30일께 도착할 예정이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관심갖는 것은 단연 ‘가격’이다. 한미은행의 육증훈 행장대행은 “부실대출의 경우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은행 입장에서 나쁠 건 전혀 없으며, 기회가 된다면 함께 만나 심도있게 논의할 의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실대출 채권을 시장에 내놓았을 때 사겠다는 바이어가 ‘줄을 선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충분한 상황이라 한인은행들 입장에서는 바이어가 한군데 더 늘어나는 정도의 의미일 뿐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부실채권 인수에 있어 채무자의 현금동원능력이나 소득수준 등에 대한 정보와 부실 해결능력이 중요하지만 캠코가 어느 정도의 정보와 이해도를 갖고 있는 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캠코는 미국 시장에서 지난 2000년 당시 제일은행및 서울은행의 뉴욕지점 자산을 처리한 경험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한국의 공기업이라서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라며 “캠코가 어느 정도의 정보와 부실자산 해결능력을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내 모든 은행들에서 유동성 문제가 거론되고 있고, 선제적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되고 있어 이같은 상황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빠지지 않는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김진 본부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IMF의 경험을 볼 때 은행이라는게 한번 나빠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가격이 문제이겠지만 한인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