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들, 금리인하에 수익마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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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기준금리(FF)가 지난 18일 2.25%로 0.75%포인트 인하되면서 한인은행들의 수익마진에 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여 사이에 금리가 3%포인트 떨어지며 대출수익 하락이 계속되는 가운데 은행들은 예금이자를 선뜻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를 토대로 나스닥 상장 4개 한인은행들의 지난 2년간 대출수익률(Yield on Total Loans and Leases)과 전체 비용에서 예금이자로 나가는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Cost of Total Interest bearing Deposits)을 조사한 결과 은행들은 예금으로 나가는 지출은 늘고 대출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참조>

FF의 등락이 은행들의 예대마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하지만 대출 수익과 예금이자 지출 비중 사이의 격차가 줄고 있는 점은 한인은행들 간의 경쟁에 주류 은행들까지 뛰어든 극심한 경쟁구도가 수익성을 현저히 낮추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지난 18일까지 FF가 2%포인트 인하돼 은행들의 예대마진은 또한번 큰 몸살을 앓게될 것이라는 얘기다.

FF가 5.25%로 동결됐던 2006년 2분기~2007년 2분기 기간을 보면 은행들의 대출 수익률은 첫 3분기 동안 소폭 상승세를 보이지만 이내 그 기세가 꺾이고 만다. 이는 지난해 초 몇몇 은행 관계자들이 “금리동결이 계속돼 영업이 쉽지가 않다”라고 말하던 때와 그 시기를 같이 한다.

이후 금리 하락이 시작돼 지난해 3분기에는 대출수익률이 대체로 잘 유지되지만 4분기에는 4개 은행 모두가 0.1% 정도의 수익률 하락을 기록하게 된다. 서브프라임 파동과 신용경색으로 인한 우려가 금융시장을 뒤덮기 시작한 시기로 급격한 FF하락으로 인한 폐해가 4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예금이자 지출은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예금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부동산 경기 전망이 엇갈리던 2006년에는 별다른 문제를 느낄 수 없었지만 불경기가 찾아온 요즘들어서는 은행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인하 이후 대출에 적용되는 프라임금리는 일제히 낮춰졌지만 예금상품 이자 하락폭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여전히 서로 눈치만 살피고 있다. 금리에 맞춰 예금이자를 내리고 싶지만 가뜩이나 예금 유치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 그럴 수 없는 게 문제다. 신용경색으로 자금 끌어쓰기가 수월하지 못해 예금유치가 최대 현안인 지금 수익성을 고려한 예금이자 인하는 커녕 ‘울며 겨자먹기’ 식의 이자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다.

좁은 한인커뮤니티 시장에서 14개 은행들이 벌이고 있는 지금의 치열한 영업환경으로 볼 때 이같은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은행들의 수익성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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