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미국 내에서 매물로 나왔으나 팔리지 않아 빈집으로 남아있는 공실 주택 비율이 사상 최고수준으로 증가함으로써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미 연방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택 공실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와 같은 2.8%로 이전 분기의 2.7%에 비해 늘어났다. 주택 공실률은 그동안 집값 상승률이 가장 크게 나타나면서 신규주택 공급이 집중됐던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지역 등에서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지난 해 4분기 주택 공실률은 무려 7.4%에 달해 75개 대도시권 가운데 가장 높았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버사이드-샌버나디노 지역 역시 지난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주택 공실률이 1.2%에서 3.8%로 늘어났으며 애리조나주 피닉스-메사-스코츠데일 지역도 1.2%에서 4.2%로 급증했다. 탬파-세인트 피터스버그-클리어워터 지역과 마이애미-포트 로더데일 지역의 빈집 비율도 지난 해에 각각 5.1%와 4.4%를 기록, 2005년의 1.8%와 2.3%에 비해 급증했다.
플로리다주 부동산 관계자들은 달아오르던 주택 판매가 순식간에 얼어붙었지만 공급물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특히 주택건설붐을 주도했던 콘도미니엄이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택 공실률 급증이 주택가격의 추가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 관련 조사업체인 글로벌 인사이트의 짐 디플리는 “주택 공실률은 시장이 얼마나 나쁜 지를 보여주는 지표와 다를 바 없다”라며 “주택 공실률이 높을 수록 가격 하락 압력도 커질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나영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