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부실債 120억弗 매각추진

씨티그룹이 서브프라임 사태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부실화된 보유 채권을 매각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씨티그룹이 120억달러어치의 차입대출 채권(levelaged loans)을 사모펀드 회사들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전체 물량의 50%는 아폴로매니지먼트에, 나머지 절반은 블랙스톤과 TPG에 처분할 계획인데 매각가격은 액면가의 90%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부사항은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협상에 나선 양측 모두 적극적이어서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구체적인 매각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1/4분기 실적발표를 일주일여 앞두고 있는 씨티는 이번 조치를 통해 실적부진에 대한 증권시장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이 증권분석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씨티는 올 1/4분기에 주당 0.8달러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모펀드 회사들은 비교적 싼 값에 채권을 다량 사들일 기회를 잡았다. 차입대출채 시장은 지난 1/4분기 5.74% 폭락 이후 전문가들로부터 바닥을 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존 맥 모건스탠리 회장은 지난 7일 “(시장 상승으로의) 전환점이 보인다”며 “현재 차입대출채의 가격수준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채권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사모펀드 회사인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도 차입대출채권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모펀드 회사의 한 관계자는 “물건(채권)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나아지고 있으며 신용경색으로 불거진 기업들의 실적악화와 금융위기의 문제점들도 치유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매각협상의 파트너로 등장한 블랙스톤과 TPG는 부실채권을 사들이는 펀드를 최근 설립했으며, 아폴로는 헐값 처분되는 채권 매입으로 오랜 명성을 지닌 회사다.

양춘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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