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 학부모께서 9학년인 아들이 테니스 학교 대표선수를 하고 싶다고 해서 테니스 연습을 하다 보니 학고 성적이 뚝뚝 떨어진다며 애간장을 태우는 것을 보았습니다. 과연 대학진학을 위해 필요한 과외활동 경력 때문에 학고 성적이 떨어진다면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가슴만 타는 부모들이 많을 것입니다.
신입생 선발 자율권이 보장되어 있는 미국 대학 입학사정의 기준들은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대학들은 지원자의 개인적인 정보와 배경을 묻는 대입원서의 수많은 질문들의 답변에 만족하지 않고 고교 카운셀러의 추천서와 2통의 교사 추천서, 학생의 이력서와 에세이, 고교 성적 증명서와 공인된 시험인 SAT나 ACT성적외에도 지원자의 지역에 거주하는 동문의 도움을 받아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들을 통해 대학이 알기 원하는 것은 한 마디로 바로 지원 학생이 누구냐(Who are you?)는 것입니다.
대학의 입학담당 사정관들은 지원자의 점수나 성적이 미래 재학생으로서의 한 학생의 전체 면모를 대변해 준다고 믿지 않습니다. 우수한 대학의 경우, 해당대학을 지원할 만한 충분한 점수와 성적을 가진 지원자가 모집 정원의 4배가 넘기 때문에 더욱이 성적 이외의 요소들을 고려하며 자신의 대학이 원하는 신입생들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일류대학의 입학 사정관들일수록 지원자의 대학에서의 수학능력과 학문적 발전 가능성을 가늠해봄은 물론, 학사일정이나 규정을 잘 지켜 나갈만큼의 자기 관리 능력이 있는지, 대학의 다양성 또는 대외적 명성을 높일 만큼의 창의력이나 지도력이 있는지, 소속된 커뮤니티의 발전이나 타자들을 위해 자발적이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만큼의 이타주의적 헌신도가 있는지를 꼼꼼이 따져 봅니다. 한마디로 지원자의 신체적, 지적, 정서적, 의지적 발달 영역들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있게 성장, 성숙되어 있는지를 전인 교육적 측면에서 심사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가정의 학부모들도 이러한 특별 활동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수퍼 맘이 돼 자녀들의 스케줄을 관리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아프리카까지 보내어 봉사활동이나 문화체험을 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성적과 시험점수에 많은 관심과 후원을 하고 있는 한인 학부모님들께 전략적인 특별활동은 대입 뒷바라지의 어려운 과제 중 하나입니다. 만약 자녀들에게 우수 대학에 지원할 만큼의 경쟁력을 키워주기를 원한다면 무엇보다 자녀의 소질과 관심에 부합하면서도 대학들이 주목할 만한 특별활동을 계획하고 꾸준히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별활동의 대표적인 영역은 스포츠입니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스포츠 팀을 두고 있습니다.
팀의 카운티나 주대항 대회에서 입상경력이나 개인전에서의 포상경력 등도 대입사정에서 추가 이득될만한 사항이지만, 스포츠 특기생으로 대학을 진학하지않는 한 잦은 대회참가나 무리한 훈련으로 학업자체에 피해가 가게 하는 것은 본래 의도를 벗어난 것입니다. 특히 스포츠 팀을 이끄는 지도교사나 코치들이 학교 대항경기에서의 경쟁과 입상을 목표로 지나치게 학생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은 부모님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러기에 자녀가 소수의 체육 특기생이 아니라면 체육 특별활동의 목적이 스포츠 활동을 통해 스포츠맨 쉽, 팀원과의 협응력, 지도력 그리고 건전한 신체발달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어야 합니다.
음악과 미술 특별활동도 동일한 본래적 기준들이 적용됩니다.
현재 미국의 공교육에서 예산문제로 음악과 미술등 문화 예술교육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안타까와하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학교뿐만 아니라 지방자치 정부의 교육부에서도 다양한 문화행사들을 중,고교와 연계해 실시함으로 삶의 질을 높히는 예술활동을 장려하고 소질있는 인재를 발굴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회가 닿는대로 학교 문화예술 행사는 물론, 커뮤니티 행사에도 꾸준하고 활발하게 참여하여 경력을 쌓는것이 좋습니다.
악기 연주나 합창 등의 음악 활동외의 창의적 특별활동으로는 연극 시나리오 쓰기, 영화감상문 쓰기 클럽 만들기, 단편 영화 제작해보기, 정기 간행물에 자신의 글을 기고하기, 짧은 글 출판하기, 주 교육부나 전국 규모의 수학, 과학 경시대회나 에세이 쓰기, 디베이트 컨테스트에 출전하기 등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녀의 지도력을 보여줄 수 있는 학내의 다양한 클럽활동이나 학생회 임원, 교내 신문사 편집장, 교지 편집위원 등도 추천할 만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원서에 기재할 목적으로 무조건 특별활동을 많이 하거나 활동의 성과나 결과를 만들어 내려고 애쓰기 보다는 특별활동을 향한 남다른 헌신도(commitment)와 지속성(consistency)보여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예닐곱 가지의 활동을 일년을 못넘기며 바꾸어 하기보다는 서너 개의 활동을 수 년간 꾸준히 한 기록이 훨씬 더 입학 사정관들의 눈길을 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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