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승유·이하 하나지주)의 LA 커먼웰스비즈니스은행(행장 최운화) 지분 인수에 대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승인이 지체되고 있어 관계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한국의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한국에서 자회사 편입승인을 확득하면 6개월이 지난 후에는 승인사항을 이행하도록 돼 있는데 FRB가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하나지주의 미국 진출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하나지주는 지난해 10월 커먼웰스의 지분 37.5%를 3500만달러에 인수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뒤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승인을 받아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FRB의 승인이 필요하다.
FRB가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는 건 싱가포르투자청(GIC) 산하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손자회사격인 엔젤리카 인베스트먼트(Angelica Investments)가 하나지주 지분의 9.6%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FRB는 지난해 신용경색 이후 국부펀드들의 미국 금융시스템 진입이 계속되자 국부펀드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테마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하나지주측도 엔젤리카의 의결권이 4%로 제한돼 주요 주주로 보기 힘들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FRB의 반응은 그리 시원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수행단에 함께 했던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FRB 관계자들과 직접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큰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지난 4월 24일 워싱턴DC에서 개최된 연방의회 금융위원회에는 FRB의 스캇 알바레즈 고문(General Counsel)이 패널로 나서 국부펀드의 미국 금융산업 진출 현황과 이에 대한 법률적인 해석에 대한 의견을 상하원 의원들에게 제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선 하나지주의 케이스처럼 미국에서 영업하는 지점을 둔 해외금융기관을 통해 미국 금융산업에 입성하는 국부펀드들에 대한 내용이 별도로 언급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커먼웰스의 최운화 행장은 14일 “하나지주가 승인을 받는 당사자라 커먼웰스로선 아무 것도 아는게 없다”라며 “단지 기다리는 입장일 뿐이며 다른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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