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미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자회사인 가상이동통신망 업체(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s) 힐리오를 살리기 위한 방책으로 미국내 최대규모의 MVNO인 버진 모바일과 인수 합병과 관련된 모종의 빅딜을 추진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SK텔레콤은 14일 버진텔레콤과의 인수·합병에 대한 외신보도와 관련,”힐리오를 위한 전략적 기회를 모색 중”이라며 경쟁업체와 협상 중에 있음을 확인했다. 최근 시장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미국내 가상이동통신망사업 업계의 현실에 비춰볼 때 이들 업체 간의 논의는 단순한 업무제휴를 넘어 인수나 합병으로 이어질 것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텔레콤을 통해 논의 사실이 확인되자 버진 모바일은 14일 장중 한때 47%까지 주가가 급등하다가 11% 오른 주당 3달러 37센트에 장을 마감했다.
후불제로 음성과 무선인터넷 및 데이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힐리오는 월마트를 비롯한 대형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음성서비스 중심의 선불제 버진 모바일과 인수나 합병을 이룰 경우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가입자 증가와 각종 마케팅에서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 모두 스프린트 넥스텔의 통신망을 대여해 사용하고 있어 SK텔레콤이 버진모바일을 인수한 뒤 힐리오와 합병, 미국내 이동통신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최종적인 계약이 성사 전까지 여러가지 변수가 있으나 힐리오를 포기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SK텔레콤과 미국 어스링크가 합작해 설립한 힐리오는 2007년말 현재 2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지난해 1억7100만달러의 매출과 3억27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버진 모바일은 가입자 509만명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 1위의 MVNO로 지난해 12억 2705만달러의 매출과 421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해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미국에서는 한때 여러 기업들이 MVNO 사업에 진출했으나 번번히 실패, 앰피드(Amp’d), ESPN 모바일, 디즈니 모바일 등이 잇따라 철수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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