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기업 브랜드 매입 ‘붐’

미국을 덮친 최악의 불경기로 인해 기업들이 속속 주저 앉고 있다. 특히 재정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경기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 신고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산한 기업들의 브랜드만을 매입하는 회사가 생겨 주목된다.

샤퍼 이미지(Shaper Image)는 신기술과 첨단디자인을 앞세운 전자기기및 생활용품 유통 업체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주로 공기정화기나 마사지 의자 에서 코털깍기 등 아이디어상품을 판매해 왔으로나 계속되는 매출 하락과 부채 증가로 지난 2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그러나 최근 샤퍼이미지라는 브랜드로 되살아나게 됐다. 힐코와 고든 브라더스 그룹이라는 회사가 샤퍼 이미지 브랜드를 포함한 자산을 파산 법원 경매를 통해 2억 5천만달러에 매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가을 가구회사인 봄베이 코퍼레이션과 패션 브랜드 엘렌 트레이시도 인수했다.

힐코사의 CEO인 제임스 샐터는 “모든 브랜드가 다 소매업을 중심으로 해야하는 것은 아니며 샤퍼 이미지는 도매업을 위주로 하는 것이 더 낫다”라며 샤퍼 이미지를 앞으로 웹사이트와 카탈로그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각종 소매상들에게 브랜드 사용권을 재판매할 계획이라고 했다. 소매상들이 샤퍼 이미지라는 브랜드명을 가지고 판매한 수익의 2~3%를 힐코사가 로열티로 받는다. 이같은 브랜드 재판매 사업은 위험성도 있다. 패션 브랜드 빌 블래스와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인 웨버리를 인수한 넥선 브랜드는 자산 확대를 위해 직원들 일부를 해고하거나 주식을 매각해야 했다.

그러나 파산된 기업의 브랜드를 그대로 사장시키지 않고 기존 시스템과 결합했을 경우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것보다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훨씬 수월하다는 이점이 있고, 실제 이런 사례가 많이 발견되고 있다. 월마트는 패션 브랜드 행텐(Hang Ten)을 매입해 새로운 의류 브랜드 오션 퍼시픽(Ocean Pacipic)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황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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