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기관 바닥 여부 놓고 논란

많은 은행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는 가운데 금융기관들의 불황이 바닥이냐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마다 제각기 상황은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금융기관들은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톰슨-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S&P500에 속한 금융주들의 절반 이상이 월가예상치를 넘어선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금융기관들의 난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지나쳤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자본금, 자산건전성 등의 문제는 적어도 올 하반기까지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예상치를 웃도는 몇몇 금융기관들의 실적 발표로 지난주 주식시장에서 금융주들은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패니매, 프레디맥, UBS, JP모건 등 17개 금융기관에 대한 공매도(Short Selling)를 한시적으로 금지시키며 금융주들의 오름세를 부추겼다.

‘스탠다드&푸어스’(S&P)의 스캇 스프린젠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월가의 전반적인 예상치보다 좋다면 그건 단지 예상치 자체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라카의 켄 루이스 행장은 지금의 신용위기가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이슈가 되겠지만 관리를 못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말을 남겼으며, 워싱턴뮤추얼의 경영진도 대부분의 큰 문제들이 연내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등은 2분기에 순이자마진이 두자릿수 이상 오르는 긍정적인 사인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워싱턴뮤추얼, 와코비아 등 중대형 은행들에 대한 유동성 및 자본비율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고 부실대출(NPL), 손실처리(Net Charge Off), 대손충당금 등의 규모가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지금이 끝이 아닐 수 있다는 회의적인 반응의 근거가 된다.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다는 단정은 아직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금융기관 전체는 3분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15% 줄어든 순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며, 워싱턴뮤추얼이나 내셔널시티은행 등의 분기손실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웨스트우드홀딩스의 마크 프리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택가격 하락, 고유가, 실업율 상승 등이 이어져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면 은행들은 또한번 부실대출로 큰 고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