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GM-포드, 생존 위해 ‘적과의 동침’

한때 ‘미국의 자존심’으로 불릴 정도로 미국을 대표했던 기업이었으나 지금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참담한 상황에 직면한 미국 자동차 산업의 두 공룡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나섰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에서 발행되는 ‘디트로이트뉴스’는 4일 GM과 포드가 연구.개발인력을 합류시켜 공동협력하는 문제를 논의중이라고 보도했다.

전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을 놓고 지난 100여년간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GM과 포드가 손을 잡으려 한다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로, 말 그대로 ‘적과의 동침’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GM와 포드의 상생의 길 모색은 지난 6월말 덩치가 더 큰 GM의 선(先)제안으로 시작됐으며, 포드 일각에선 GM의 제안에 대해 의심을 품기도 하지만 경영진들은 GM의 앞선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로 간주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GM과 포드는 진행중인 논의사항에 대해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두 회사가 인력을 합치는 것은 처음이 아닐 것이라고 신문은 밝혔다. 두 회사는 이미 ’6단 트랜스미션’ 개발을 위해 협력한 바 있다는 것.

두 회사가 공동연구개발에 나설 경우 비용절감 효과가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로운 엔진 연구개발비의 경우 10억달러, 새로운 트랜스미션 개발비는 8천만달러에 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밝혔다.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인해 전세계 소비자들이 더 작고, 연비가 좋은 차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가 비록 경쟁자라고 하더라도 연구비용을 나눠 부담하게 될 경우 실질적으로 비용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지난 16년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더욱이 대형차와 SUV 및 픽업트럭 위주인 미국의 빅3(GM.포드.크라이슬러)의 자동차 판매는 곤두박질쳐 미국 시장 점유율이 역대 최저치(43.3%)를 기록한 것은 물론, 적자가 커지면서 생존위기를 받고 있다.

반면에,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자동차업체들은 불황에도 불구, 미국내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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