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증자 둔 지나친 관심에 ‘부담’

한미은행이 금융감독국이 정한 수준을 넘어선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돌발변수에 대비해 증자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되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한미은행은 내부적으로도 입장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들을 둘러싼 각가지 추측이 끊이지 않는데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금융 전문 일간지 아메리칸뱅커스는 한미은행을 커버하는 투자기관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인용, “대출문제가 지속될 경우 증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난 12일 전했다. 한미의 현재 자본금 상황은 충분하지만 부동산에 관련된 대출 손실이 이어질 경우 이같은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기관 ‘프리드만 빌링스 램지’의 제임스 애봇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돌린 노트에서 “한미의 부실자산(NPA)이 전체 대출의 3.34%에 달하는 것으로 볼때 감독국이 정한 우수(well-capitalized) 자본비율 10% 를 2300만달러 상회하는데 그치는 현재의 자본금은 적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애봇은 이어 “한미에는 큰 액수의 대출이 많아 이 가운데 하나에만 문제가 생겨도 큰 타격이 될 수 있으며 연방주택은행(FHLB)로부터 받을 수 있는 차입금도 3분의 2 이상을 이미 끌어 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투자기관인 ‘스턴에이지&리치’의 션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한미의 자본금 상황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지만, 증자는 미래를 봐서라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며 “증자가 쉽지는 않겠지만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지 않아 증자한 자본금이 잉여금이 되더라도 이는 경기가 풀릴때 M&A에 적극 나설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올들어 꾸준히 나오던 것들로 한미의 경영진들은 여러차례에 걸쳐 ‘증자를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7월말의 2분기 실적 관련 기자회견에서 브라이언 조 CFO는 “현재 자본비율에 문제는 없지만 만약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는 단계”라는 말로 확대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한미의 한 관계자는 “몇몇 애널리스트들에서는 얼마를 증자해야 한다고 액수까지 나오는데, 증자를 논의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와 전혀 다른 추측도 많고 관심이 지나쳐 당혹스럽다”라며 “아직 내부적인 입장정리도 안된 상황이라 이사회에서도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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