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짝짓기, 다음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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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브라더스와 AIG의 문제가 일단락되자 그 다음 차례라고 지목되던 은행들이 생존을 위한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며 금융시장 재편이 가속화 되고 있다.

연방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구제금융책으로도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숨이 턱까지 차오른 워싱턴뮤추얼과 와코비아가 다른 은행과의 합병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다수의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모건스탠리가 와코비아와의 합병 논의를 시작했으며, 금융감독 당국은 워싱턴뮤추얼을 인수할 은행들을 찾아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몸을 사리고만 있던 금융기관들의 생존을 위한 인수합병 움직임이 마침내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금융위기의 소용돌이에서 생존해 있는 2대 투자은행(IB) 가운데 하나인 모건스탠리는 와코비아와 합병논의를 진행중이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측은 17일에 와코비아로부터 제안을 받았으며 이외에도 다수의 은행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와코비아는 2분기에만 9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 여름 행장 교체 등의 몸살을 겪었다.

미국 최대의 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은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해 적극적인 매각작업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웰스파고, JP모건체이스, HSBC 등이 워싱턴뮤추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주 초부터 인수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더이상 딜이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공격적인 모기지 영업으로 지난 2분기에만 21억7000만달러의 대출을 손실처리한 워싱턴뮤추얼의 대차대조표에 신뢰성이 없는 점은 이같은 협상들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은행이 모기지 부실을 막기 위해 쌓아놓은 충당금만 80억달라가 넘으며, 부실대출(NPL)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2%에 달한다. M&A에 실패할 경우 이 은행은 지난 7월의 인디맥은행과 같이 FDIC의 손에 넘어가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JP모건체이스-베어스턴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짝짓기가 이뤄진 가운데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생존한 투자은행들도 일반적인 상업 은행과의 M&A로 안정적인 고정수입을 확보하는 것 외에는 생존방법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에 많은 힘이 실리고 있다.

대형 금융기관들의 짝짓기가 어떤 결말을 지을지, 이같은 분위기가 중소은행들로도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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