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공급에 나서는 등 금융위기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뉴욕 증시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유가와 금값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유럽 증시는 하락하는 등 전세계 금융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전세계 금융기관들은 신용경색의 우려 속에서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을 모색하고 있고 투자자들이 불안한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빼내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이동하는 ‘엑소더스’가 발생하고 있다.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인 만큼 미세한 악재가 발생해도 금융시장이 큰 타격을 입는 한편 금융기관이 추가 도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일시적 통화 교환예치(중앙은행간 통화스왑) 한도 증액을 통해 전 세계 금융시장에 1천800억달러의 유동성을 추가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 미국 주가는 상승했지만..
뉴욕 증시의 주가는 전날 각국 중앙은행들의 공조를 통한 유동성 공급 소식에도 불구하고 18일 하루 종일 소폭의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다 장 막판 급등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410.03 포인트(3.86%) 오른 11,019.69를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00.25 포인트(4.78%) 급등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50.12 포인트(4.33%) 올랐다.
특히 장 막판 주식 공매도에 대한 뉴욕검찰의 조사와 함께 미 정부가 부실채권을 인수할 정부기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매각 작업이 진행중인 워싱턴뮤추얼은 20% 이상 상승했고, 모건스탠리와 합병협상에 들어간 와코비아 은행은 58.99% 급등했다. 연일 하락하던 AIG 역시 31.12%, 씨티그룹도 19.96% 급등하는 등 금융주들이 이날 랠리를 주도했다.
◇ 세계 금융시장 불안감 여전
유럽 증시에서는 장 막판에 오히려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결국 주가가 하락했으며 러시아에서는 이날도 거래가 중단됐다.런던증권거래소에서는 로이즈 TSB가 모기지 전문 금융지주사 HBOS를 122억파운드(약 25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과 영국의 8월 소매 판매가 예상보다 훨씬 높은 1.2%나 증가했다는 보도까지 호재로 작용하면서 FTSE-100 주가지수가 장중 1% 넘게 상승하기도 했으나 결국 0.66 퍼센트 하락한 4,888.00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내내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금융업종은 개별 주식마다 상승과 하락이 뒤섞이는 혼조세를 보였다.
◇ 금값 이틀째 폭등
금값은 이틀째 폭등세를 이어가는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계속됐다.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보다 46.5달러(5.5%) 오른 온스당 8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장중에는 75.5달러나 오른 926달러까지 치솟아 8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900달러를 넘기도 했다. 전날 무려 70달러(9%)나 급등했던 금값은 이틀간 116.5달러나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은과 백금도 급등했다. 12월 인도분 은 가격은 1.025달러(8.8%) 오른 온스당 12.70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11% 폭등했던 은 가격은 이틀간 21%나 급등해 197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10월 인도분 백금 가격도 4.7% 오른 온스당 1천137.6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