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와인 퍼플’에 물들고 대중문화는 ‘와인 스토리’에 취했다.
최근 몇년간 국내에서 와인이 큰 인기를 끌고 소비량이 급증한 가운데 대중문화에도 열풍이 옮겨붙었다. 패션과 디자인에서는 와인빛을 닮은 퍼플이 올해의 최고 유행 색상으로 떠올랐고, 와인을 다룬 TV 드라마와 영화가 잇따를 예정이다. 서점가에서는 와인 관련 서적이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현재 국내에서 기획·제작 중인 와인 소재의 영화, 드라마는 3편이다.
먼저 내년 초에 선보이는 SBS 드라마 ‘떼루아’는 제목부터 와인향이 물씬하다. 와인의 역사와 전통, 배경과 제조과정까지 다양한 시각으로 다루는 본격 와인 드라마를 표방했고 김주혁과 한혜진이 주연을 맡았다. 와인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는 다음달 15일 메가 TV로 첫선을 보이는 영화 ‘스토리 오브 와인’이 있다.
한 와인바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의 우정, 사랑, 이별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담아낸 영화로 이기우가 펀드매니저에서 소믈리에로 변신한 주인공 역할을 맡았다.
’뷸러 화이트 진판델’ ‘조셉 펠프스 인시그니아’ ‘일 바치알레 몬페라토 로쏘’ 등 와인의 품종으로 쓰리고 아프고 기쁘고 벅찬 인물들의 다양한 사연을 담아냈다.
가장 대규모의 드라마로 기획되고 있는 작품으로는 배용준이 제작과 주연을 겸한 ‘신의 물방울’이 있다. 국내 와인붐에 한몫한 일본 작가 아기 다다시의 베스트셀러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 세계적인 와인평론가가 남긴 유산과 최고의 와인 컬렉션을 두고 벌이는 젊은이들의 경쟁을 담은 작품이다.
외화로는 ‘와인 미라클’이 다음달 개봉해 와인붐에 불을 댕긴다. ‘와인 미라클’은 캘리포니아 포도농장에서 세계 최고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다.
국내 와인시장 규모는 매해 30% 이상씩 성장하고 지난해에는 4000억~45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경제 위기에도 와인 열풍은 쉬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 사회의 새로운 ‘취향’이 TV, 스크린의 흥행으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