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금융위기를 불러온 주범 가운데 하나인 옵션ARM 상품을 주로 취급하던 남가주 지역 저축대부조합(S&L) 2곳의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최대규모의 옵션ARM 모기지업체 가운데 하나인 다우니세이빙스(심볼:DSL)과 퍼스트페드파이낸셜(FED)가 각각 재정상태가 위험수준에 이르렀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건 다우니이다. 다우니의 경우 스스로 생존여부가 불투명할 정도라고 밝히고 있어 워싱턴뮤추얼 이후 또다른 대형 금융기관 파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뉴포트비치에 헤드쿼터를 두고있는 이 곳은 최근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낸 3분기 실적 보고(10-Q) 파일링을 통해 “지금의 위험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영업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적잖은 의문이 간다”고 밝혔다. 다우니는 지난 9월5일자로 감독당국인 저축기관감독청(OTS)로부터 연말까지 증자와 새로운 수익구조를 구축하라는 내용의 행정제재를 받았지만 이를 그대로 이행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지난 여름부터 파산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은행 가운데 하나로 지목돼 온 다우니는 일부 자산 매각을 단행하기도 했지만 연말까지 감독국에서 요구하는 자본비율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미 19개의 이름이 올라있는 올해 파산은행 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다른 저축대부조합 퍼스트페드 역시 실적발표를 통해 “단독주택 모기지 연체율이 연말까지 계속 높아질 전망”이라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페이먼트가 높아지는 옵션ARM 대출자들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곳은 다우니보다는 상황이 낫긴 하지만 지난 3분기의 대손충당금 추가분(Provision)이 전년동기 대비 25배나 늘어나는 등 공격적으로 감행했던 주택 모기지 사업 부문에서의 손실이 적어도 2분기 이상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옵션ARM은 대출자가 대출 초기의 일정기간 동안의 월상환금을 줄이는 대신 원금을 늘리고 그 기간이 지나면 페이먼트가 크게 늘어나게 되는 상품이다. 주택가격이 오를때는 불어나는 에퀴티라도 있지만 주택가격이 급락하고 불경기마저 찾아온 지금에는 다수의 대출자들이 제대로 페이먼트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파산했거나 다른 은행에 헐값에 넘어간 워싱턴뮤추얼, 컨트리와이드, 와코비아 등은 모두 이 옵션ARM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섰던 금융기관들이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