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소비자들을 실망시켰으며 때로는 신뢰를 저버리고 소비자들을 배신했다.” 극심한 자금난으로 파산 위기에 직면한 제너럴모터스(GM)가 자세를 한껏 낮추고 참회의 반성문을 썼다. 불과 한달전만 해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탓하며 ‘당당한’ 태도를 보인 GM은 여론의 따가운 비판과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자, 이같은 내용의 광고문구를 잡지에 게재했다.
GM은 자동차업계의 전문잡지인 오토모티브뉴스 최근호에 ‘미국민에게 보내는 GM의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실은 전면 광고에서 “우리는 여전히 미국내 판매 1위 자동차업체이지만 당신들을 실망시켰음을 인정한다”면서 “때로는 자동차산업의 평균수준을 밑도는 품질로 당신들의 신뢰를 저버렸으며 제품의 디자인은 매력을 잃었다”고 반성했다.
GM은 그러면서도 회사가 파산하면 경기침체의 골이 더 깊어지고 수백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구제금융의 절실함을 호소했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빅 3’에 대한 미 의회의 구제법안 처리가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이뤄질 전망이지만 지원여부와 상관없이 빅 3 앞에 놓인 길은 그리 순탄해보이지 않는다.
▶자동차 구제여부 이번 주가 고비
미국 의회가 8일(현지시간) 150억달러 규모의 자동차 구제법 초안을 백악관에 이송함에 따라 자동차 구제법안의 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자동차구제법안은 자동차 업계가 생존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하는 것이고 경영진과 노동자, 채권자 등으로부터 양보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백악관과 협상을 계속 벌이고 있으며 의원들은 이번 주에 표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초안을 접한 백악관 측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백악관 관계자들은 AP통신에 “초안은 생존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한해 장기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포괄적인 원칙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미시간주 상원의원인 칼 레빈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상원 통과를 위해서는 공화당의 지지가 필요하다”면서 “아직도 상원 통과에 필요한 60석을 얻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강력한 지원 의지에도 불구하고 법안을 최종 처리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감독하는 상설기구 추진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구제자금 투입이 현실화될 경우 차 업계는 정부의 철저한 감시?감독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과 민주당, 그리고 차기 행정부측 인사들까지 참여하고 있는 자동차 구제법안 마련작업에서 감시ㆍ감독 방안은 지원금액 및 방법 등과 함께 논의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현재 여러 안 중에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은 환경부 장관을 포함해 관련 5개 부처가 참여하는 상설 감독기구를 설치하고, 그 위원장은 독립적 인사가 맡도록 하는 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NYT가 8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 같은 안이 현실화 될 경우 ‘자동차 차르’가 탄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지원효과는 의문
당장 150억달러를 투입한다고 해도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전망들이 여전히 많다.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빅3가 요구하고 있는 340억달러는 파산을 면하는데 충분한 자금이 될 수 없다”면서 “현재 자동차 산업의 취약성과 판매 격감 등을 감안할 때 자동차 산업의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750억달러에서 많게는 1천250억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춘병 기자 |
the_widget( 'wpInsertAdWidget','title=&instance=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