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최악 금융사기 일파만파

월스트리트 최악의 금융 사기사건의 피해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지난 11일 미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체포된 버나드 매도프(70)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이 벌인 폰지사기(Ponzi Scheme·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뒤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의 원금으로 앞사람의 수익을 지급하는 다단계 사기수법)에 미국의 유명인사들과 금융기관, 각종 재단 등에 이르기까지 피해범위가 국제적이고 광범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매도프의 증권사 ‘버나드 매도프 LLC’를 통해 조성한 헤지펀드로 벌인 이번 사기사건의 피해 규모는 최소 50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페어필드그리니치, 트레몬트캐피털매니지먼트, 맥스암캐피털매니지먼트 등 적어도 3개의 펀드가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또한 BNP파리바스, 일본 노무라 홀딩스 등의 금융기관들도 피해에 노출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금융기관들도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한국 금융감독원과 자산운용업계 등에 따르면 사학연금 등의 한국의 기관투자가들이 자산운용사들에 맡긴 펀드를 통해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본 헤지펀드 ‘페어필드 센트리’에 투자한 규모는 560억원 정도로 추정됐다.

운용사별 펀드의 투자규모는 ▲한국투신 331억원 ▲삼성투신 89억원 ▲한화투신 80억원 ▲하나UBS자산운용 65억원 등으로 잠정 집계됐다.한국 증권업계 내부에서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직간접 투자액은 1억달러(약 1천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내 피해자 가운데에는 프로야구 뉴욕메츠의 소유주인 프레드 윌폰, 프로풋볼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소유주인 노먼 브라먼, 제너럴모터스(GM)의 금융회사인 GMAC 회장 에즈라 머킨 등 유명인들이 포함돼 있다. 사법당국과 금융감독당국은 매도프의 사기사건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가 수천에서 수만명에 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사추세츠의 한 자선단체가 모든 기금을 잃었다고 밝히는 등 피해자들이 학교나 골프클럽, 재단 등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자신들의 피해 규모 파악과 대책 논의에 나섰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매도프가 어떤 상황에서도 일정한 수익을 되돌려줬던 것을 믿고 그에게 돈을 맡겨왔다.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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