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 나라은행 “건강한 은행 거듭날 터”


▲ 나라은행 민 김 행장이 LA한인타운내 위치한 은행 헤드쿼터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20주년을 맞은 소감과 올해의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09 Koreaheraldbiz.com

나라은행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89년 LA한인타운 올림픽가에 헤드쿼터를 겸한 지점 하나를 갖고 미주은행(영어명 United Citizens Bank)으로 시작해 1994년 나라은행으로 개명한 이 은행은 이제 21개 지점에 6개 대출사무소(LPO)를 둔 한인은행가의 2대 은행으로 성장했다.

민 김 행장은 그 어느때보다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올해에 착실히 내실을 다져 나라은행이 또다른 20년을 달려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해로 만들겠다며 의욕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나라은행은 그간 여러면에서 한인은행가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많이 해왔다. 지난 1998년 미주 한인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나스닥 상장을 성공시켰고 같은 해 한국외한은행의 뉴욕 지점을 인수하며 남가주에 기반을 둔 한인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뉴욕에 진출, 전국구 시대를 열었다.

토랜스 한남체인 내에 지점을 열며 마켓지점 시대을 열었는가 하면 직원들에게 은행의 수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Profit Sharing) 제도를 처음 도입한 것도 나라은행이다. 그러고보니 김 행장 역시 한인은행가의 첫번째 여성 행장이자 내부 발탁 케이스다.

김 행장은 나라은행이 다소 부담이 따를 수 있음에도 과감한 선택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앞장 설 수 있었던 원인을 철저하게 능력에 따라 직원 개개인이 평가받는 은행의 전통에서 찾았다.

그는 “나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자신의 능력에 따라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 있었기에 그간 은행에 몸담았던 모두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비결”이라며 “성과급 제도, 교육, 복지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는 것도 다 이같은 분위기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금융기관들이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구조조정을 택했지만 나라은행은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은 몇안되는 한인은행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1년전에 비해 30여명, 약 9%의 직원들이 스스로 떠났을 뿐이다. 김 행장은 “금융위기로 불안해 하는 직원들에게 감원은 없을테니 안심하고 일에 집중하자고 주문했다”며 “감원이 아니더라도 IT에 대한 투자, 업무처리 방식 개선, 효율성 제고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금융기관들의 영업환경이 사상 최악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나라는 이 위기를 은행이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는 기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20주년이라는 숫자가 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또다른 20주년을 준비하는 해로 승화시키자는 것이다.

“올해는 내실을 다지고 모든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시기”라고 설명한 김 행장은 “타이밍이 잘 맞은 듯 하다. 또다른 20년을 준비하는 해가 될 것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나라는 20주년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행사보다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로 오랜기간 함께 해 준 고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나라의 이같은 재정비 계획은 올 하반기 이후 한인은행들끼리 혹은 미국계 은행을 상대로 한 인수합병(M&A)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에 대비하는 성격이 강하다. 김 행장은 “M&A를 통해 은행이 더 크게 성장하려면 우선 나라은행 스스로가 먼저 건강해야 한다”며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오는 11월로 끝나는 자신의 3년 임기에 대해서도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재계약 문제에 신경쓰기 보다는 현재의 금융위기에 더 건강하고 안전한 은행을 만드는 것이 자신이 할 일이라는 것이다.

김 행장은 “재계약 문제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며 “이보다는 13년간 나라에 몸담아온 사람으로서 나라은행이 다른 은행과 더욱 차별화된 은행이 되도록 하는데 힘을 쏟는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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