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은행의 지주사인 나라뱅콥에 이종문 이사장이 전격적으로 복귀하며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연례주주총회에서 은퇴를 선언했던 이 이사장이 개인적인 비영리단체 활동을 정리한 뒤 이사장으로 복귀, 보다 많은 시간을 은행에 투자하게 되면서 그의 복귀 배경과 앞으로 나라은행이 보일 움직임에 한인은행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항상 M&A 1순위 후보로 꼽히는 나라에 인수합병(M&A)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이 이사장이 복귀한 점은 금융업계 전체가 휘청이는 현재의 시기적인 요인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이 이사장의 복귀는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는 것이 은행가의 반응이다. 지난 12월말 현재 8.72%로 최대 개인주주인데다 금융업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그가 업계 전체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나라의 주가(심볼:NARA)는 4일에 2.49달러로 마감하며 올해 들어서만 74% 가량 하락했다.
그간 이사장을 맡아 온 박기서 전 이사장이 그의 복귀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민 김 나라은행장은 “박 이사장의 건강이나 활동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개인 사업을 위한 출장으로 이사회에 전화로 참석한 적이 한번 있었을 뿐 그외 이사회에는 최근까지도 직접 참석해 회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이어 “이 이사장의 복귀 계기나 타이밍에는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 이사장의 복귀는 나라가 올 하반기 이후 타 금융기관과의 M&A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실제 이 이사장은 지난해 주총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여기 (주총에 모인 이사들 가운데) 나보다 M&A를 잘 해낼 사람은 없다. 그런 일을 하려면 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나라가 LA일대에 가진 지점망이 다른 나스닥 상장 한인은행들과 겹치지 않아 한인은행들간의 M&A 이슈에서 이름이 빠지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서서히 때가 다가오는게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 이사장의 복귀에 기대감을 보이는 한인은행 이사들도 적지 않다는 말까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에 김 행장은 “그렇게 볼 수도 있다”면서도 “모든게 타이밍이란게 있는 것 아니냐. 딱히 정해놓은 타겟이 있는건 아니다. 기회가 되고 조건이 맞아야 일이 성사될 수 있는 것이며, 이는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