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극장가 오스카 화제작 점령

쟁쟁한 외화들이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와 같은 아카데미 화제작은 물론 ‘카오스’ ‘기프트’ 등 액션물까지 다양한 상차림이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30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17만8632관객을 동원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지난주 다코타 패닝의 ‘푸시’에 1위를 내줬지만 아카데미 최다 수상작답게 뒷심이 돋보인다. 유명 퀴즈쇼에 나가 우승을 차지한 인도 빈민가 출신 소년의 휴먼 스토리로 미국에 이어 한국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을 휩쓸었다는 후광에 긍정적인 입소문까지 더해지면서 장기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푸시’는 한 계단 떨어진 2위다.
 
케이트 윈즐릿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는 3위를 차지했다.
 
15세 소년과 36세의 비밀스러운 여인 한나의 러브 스토리가 나치 전범 재판이라는 역사적인 소재와 맞물려 돌아가는 수작이다.
 
소년은 열렬히 사랑에 빠지지만 어느날 갑자기 한나가 말도 없이 사라지고, 몇 년이 지나 법대생과 나치 전범 재판의 피고인으로 다시 만난다.
 
30대부터 노년의 모습까지 소화한 케이트 윈즐릿의 훌륭한 연기는 그의 수상이 당연한 결과임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외화는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여성 관객이라면 베스트셀러 칙릿 소설을 영화화한 ‘쇼퍼홀릭’(5위)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며, 액션영화를 좋아한다면 제이슨 스테이섬의 ‘카오스’(6위)나 스마트폰이라는 소재가 흥미로운 ‘기프트’(7위)가 적당했을 듯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 주연을 겸한 ‘그랜 토리노’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10위로 턱걸이했다.
 
한편, 한국영화는 ‘실종’이 4위로 가장 성적이 좋다. ‘슬픔보다 슬픈 이야기’는 하락폭이 커 8위로 떨어졌고, ‘워낭소리’는 아직도 9위에 남아 있다.   
 
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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