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에서 스타의 팬미팅을 구경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 일본은 수천엔을 내고 스타의 팬미팅에 참가하면 스타와 악수를 나누고 사인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그리고 쿠키 몇 개를 준다. 답례로 스타는 개인기와 노래로 장기를 보여준다. 우리에게는 팬들이 스스로 돈을 거둬 스타를 위해 쓰는 경우는 있어도 팬미팅 입장료를 받는 건 낯선 문화다. 한류스타 입장에서는 현지에서 자주 팬미팅을 열면 수입도 올라간다. 한 유명 한류스타는 일본에서 자주 팬미팅을 열어 짭짤한 수입을 챙기기도 했다. 하지만 팬미팅이란 게 충성도가 높은 팬들에게는 재미가 있을지 몰라도 일반인의 시각에서 보면 유치하고 지루함마저 준다. 현지에서 팬미팅을 자주 열면 현지 언론이 좋게 봐줄 리 없다. 팬과의 교감보다는 돈 벌 목적으로 방문한다고 여긴다. 가끔씩 보도되곤 하는 한류스타에 대한 현지 언론의 부정적인 기사는 그런 과정에서 나온 것도 있다. 어쨌든 한류스타는 현지 팬들과 만나게 돼 있다. 하지만 배우가 팬에게 보여줄 것은 팬미팅과 인터뷰 정도다. 한류스타 이준기는 이런 점에 부담을 느끼며 장기적으로 자신의 콘텐츠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지난 18일 열린 글로벌 팬 콘서트 ‘에피소드2′는 그 결실이다. ‘에피소드1′과는 무려 3년간의 격차가 난다. 이준기는 팬미팅을 남발하지 않고 오랜 기간 세심하게 준비를 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팬 콘서트에 차곡차곡 채웠다. 팬 콘서트를 위해 최근 발매한 미니앨범 ‘제이 스타일’ 수록곡들과 파격적인 뮤직비디오를 공개, 아시아 팬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배우활동을 하는 한류스타들이 대부분 발라드를 부르는 것과 달리 이준기는 격렬한 춤을 동반하는 댄스곡들이 많아 체력이 많이 소모된다. 이준기는 연습 도중 오른쪽 손가락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하고도 격렬한 춤을 추며 와이어를 타고 무술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퍼포먼스로 공연을 진행했다. 이준기의 팬 콘서트는 먹을 만한 메뉴가 다양한 식당 같았다. 이준기의 얼굴만 봐도 반가워하는 팬들은 그동안 열심히 준비해온 것들을 하나씩 풀어놓는 이준기를 보며 더욱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이 정도 되면 이준기의 팬 콘서트 이름인 ‘에피소드’는 브랜드화가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에피소드3′ ‘에피소드4′에는 어떤 콘텐츠가 추가될지 팬들의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이준기는 이번 팬 콘서트에 티켓을 확보하고도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입국하지 못한 중국팬들을 위해 오는 29일 상하이, 31일 항저우에서 공연을 열기로 했다. 자신을 좋아하는 극성팬들에게도 식상하지 않도록 콘텐츠를 끊임없이 보강해 나가는 이준기의 이런 콘서트는 팬미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와 함께 한류스타가 팬들과 소통하는 데 있어 좋은 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