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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쏘렌토R’ ⓒ2009 Koreaheraldbiz.com | |
쏘렌토는 기아차를 대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 쏘렌토가 7년 만에 새롭게 태어났다. 쏘렌토의 명성을 잇는다는 의미에서 이름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하지만 2세대 쏘렌토는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 쏘렌토가 ‘SUV의 고정관념을 넘어선다’는 광고 카피를 전면에 자신감 있게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기아차가 야심차게 만든 새로운 디젤 심장, ‘R엔진’을 장착한 ‘쏘렌토R 2.2 디젤모델’을 24일 제주도에서 체험했다. 외관은 치켜올려진 헤드램프, 듬직한 범퍼 등 기아차의 패밀리룩인 호랑이 얼굴 그대로다. 기존 모델보다 길이(4685㎜)는 95㎜ 길어지고 높이(1710㎜)는 15㎜ 낮아져 속도감과 안정감을 줬다. 실내는 LED 조명 계기판이 고급스러움을 자아냈다. 통풍 시트와 음성인식 DMB 내비게이션, 버튼시동 스마트키 등도 기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매력포인트. 하지만 쏘렌토R의 비밀병기는 2.2리터 200마력, 최대토크 44.5㎏.m의 힘을 뿜어내는 엔진에 있었다. 혹시나 했던 디젤엔진의 소음을 의식하며 시동을 켤 때 귀를 기울였으나 거슬리는 소리는 없었다. 동승자는 “이 차 디젤모델 맞느냐”고 물었다. 제주 해안도로에 차를 올렸다. 가속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페달에 힘을 주자 금새 130㎞까지 치고올라갔다. 핸들은 약간 무거운 느낌이었으나 고속운전에서는 안정감을 줬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부~웅’하는 사운드는 운전의 즐거움을 더했다. 바람 많기로 소문난 제주도였지만 풍절음이 크지는 않았다. 페달은 밑에 공간이 없는 오르간 타입이어서 하이힐을 신은 여성 운전자도 쉽게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200마력의 진가(?)를 느껴보기 위해 페달을 깊게 밟자 RPM(분당 엔진회전수) 2000에서 뒤에서 누가 밀어주듯 치고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는 쏘렌토R의 연비가 리터당 14.1㎞로 좋게 나오는 비법이었다. 가속 시 엔진회전수가 급격히 높아지면 기름은 그만큼 많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행 중 차가 뜸한 틈을 타 굽은 길에서 약간 과감한 핸들링을 시도했다. 빗길이었지만 장착된 차체자세제어장치(VDC) 덕택에 바퀴가 도로를 움켜쥐는 느낌이 확연했다. 세단과 같은 ‘모노코크 방식’으로 만들어져 차체 무게중심이 낮아지면서 요철을 넘을 때도 큰 흔들림이 없었다. 뒷자리에서도 하늘을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썬루프’는 시원한 느낌을 더했다. 전체적으로 연비 걱정 없이 세단 같은 편안함의 SUV를 타길 원했던 이는 주저없이 선택해도 좋을 듯하다. 국내는 물론 동급의 수입차도 긴장할 듯하다.
권남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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