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국 족쇄 벗어나나

미래은행 증자마감 D-5

미래은행이 증자 또는 매각의 갈림길에 섰다. 금융감독 당국이 요구한 3000만달러의 증자 마감일인 26일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래은행은 한국 최대의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최고 3000만달러의 신규자본금을 유치할 예정이라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미래은행 이사회(이사장 임춘택)는 이 발표문에서 “앞으로 이사회가 자체적으로 1500만달러를 증자하고 한국 회계법인 삼일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PWC)를 통해 2개 기관투자가가 1200만달러를 미래은행에 투자할 의향이 있음을 확답받았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이어 “기관투자가들이 투자할 총액은 3000만달러까지”라며 “이사회와 기관투자가의 총 증자액은 4500만달러까지 예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미래은행 이사회의 발표와 관련, 이사들이 1500만달러를 약정했고, 삼일 회계법인측에서 12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확정했으며 추가로 1800만달러를 더 유치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증자에 참여하는 측들의 투자에 따른 주가는 실사가 끝난 뒤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은 미국 4대 회계법인 가운데 하나인 PWC와 업무제휴를 맺은 한국 네트워크 법인으로, 한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인지도가 높은 회계법인이다.
 
미래은행은 지난 4월 말 은행감독국으로부터 행정제재(C&D)를 받으며 60일 이내에 3000만달러를 증자할 것을 요구받았다. 60일의 증자마감 시한이 오는 26일이다. 그에 따라 조덕희, 김순임 등 2명의 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 스스로 증자할 계획을 세웠으나 다른 여러 이사들이 불경기에 따른 경제적인 어려움을 들어 추가 투자를 꺼려왔다.

자체 증자계획에 차질을 빚는 바람에 증자마감 시한이 다가오면서 최근들어 미래은행의 존폐여부가 거론되는 상황에 이르렀던 게 사실이다. 마감시한까지 증자에 실패할 경우 감독국의 결정에 미래은행의 운명이 넘어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삼일회계법인을 중심으로한 한국자본의 유입이 거의 성사단계에 이르러 극적인 회생의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미래은행 이사회는 지난 19일 캘리포니아 금융감독국(CDFI)및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미팅을 갖고 이같은 증자 진행 과정에 대해 보고를 마쳤다.
 
물론 삼일회계법인과 한국내 기타 기관투자가들의 투자규모가 3000만달러로 확정돼야할 시간이 불과 4일 밖에 남지 않았다는 물리적인 촉박함이 변수로 남아 있다. 이사들이 1500만달러를 약정대로 투입하고 삼일측의 투자가 확정되면 미래은행은 그간의 우려를 벗고 독자생존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그러나 만일 감독국이 주문한 3000만달러 증자에 실패할 경우 FDIC의 주선으로 다른 은행에 매각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 확실시된다. 이미 유력 한인은행 가운데 한 곳이 입찰방식을 통해 우선인수협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미래은행의 ‘미래’에는 이제 주사위가 던져졌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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