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인수 윌셔은행’FDIC가 80~95% 보증…문제없어’
폐쇄은행들의 대다수가 다른 금융기관에 매각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인수 측의 생존 여부마저 위협이 가는 상황이 생겨나고 있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DIC가 폐쇄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생존 여부에 대한 우려가 적은 탄탄한 금융기관에 매각하고 있지만 인수자들이 폐쇄은행 인수에 따른 후폭풍으로 상업용부동산(CRE) 집중도가 높아지는 등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약육강식, 적자생존 등으로 정리되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처럼 약자를 강자에 흡수시켜 금융시장을 진화시킨다는 전략이지만 강자가 잘못된 선택을 할 경우 이에따른 피해가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올들어서만 지난 10일까지 폐쇄된 은행 수는 모두 53개이며, 미래은행이 윌셔은행에 매각됐듯 이들 은행의 대다수는 FDIC의 주선으로 타행에 싸게 매각됐다. 문제는 폐쇄은행 매입 이후 인수 측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리스크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FDIC가 최근 사모펀의 폐쇄은행 인수 조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 승인을 추진하고 있는 것 역시 이같은 우려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시도의 일부로 보여진다. 신문은 유형자기자본(TCE:Total Common Equity) 대비 CRE대출 규모 비율을 중심으로 최근 폐쇄은행을 인수한 몇몇 은행을 사례로 들었다. 지난달 조지아주의 유나이티드커뮤니티뱅크는 FDIC로부터 폐쇄된 서던커뮤니티뱅크를 인수했다. 이 은행은 FDIC와 손실공유거래계약(Loss Sharing Agreement:피인수 은행의 대출에서 나오는 손실을 공유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인수 이후 CRE대출이 TCE의 8.5배가 달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TCE에 대손충당금을 더한 금액과 부실자산(NPA) 규모를 비교하는 텍사스비율 역시 동급은행 평균치인 26%의 두배에 가까운 55%에 달한다. 금융기관들이 넘어야 할 마지막 장애물로 여겨지는 CRE대출을 포함해 불경기로 자산건전성에 타격이 올 경우 은행의 생존 여부에 우려가 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파운더스뱅크를 인수한 시카고의 프라이빗뱅콥, 팀뱅크를 인수한 미주리의 그레이트서던뱅콥 등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윌셔은행 역시 미래를 인수할 당시 이같은 우려가 제기됐으나 경영진은 FDIC와의 손실공유거래계약과 충분한 자본비율을 들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윌셔의 알렉스 고 CFO는 폐쇄까지 갈 정도로 부실했던 미래의 리스크를 윌셔가 떠안는게 아니냐는 질문에 “은행 입장에서 부실자산(NPA)이 느는건 자명해 보인다”면서도 “미래 론포트폴리오에서 나오는 손실의 80~95%를 FDIC가 보증해주는데다 인수전 실사결과 손실폭이 예상을 넘더라도 충분히 흡수해 낼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한 바 있다.
[유형자기자본이란] 우선주 및 무형자산을 제외한 보통주 중심의 자기자본을 총자산(무형자산 제외)으로 나눈 비율. 후순위채와 하이브리드채 등을 자기자본에서 제외한 계산법으로 자산별 위험가중치도 고려하지 않아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을 판단하는 가장 보수적이고 단순한 방식이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