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근거없는 소문’몸살

경영진 직원교육·이미지 마케팅 등 통해 고객 불안해소 노력

금융위기 속에서 은행업계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인은행들을 대상으로한 악성소문들이 난무, 각 은행 경영진과 이사진들은 고객들과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진땀흘리고 있다. 올들어 미국내에서 100여개 가까운 은행들이 폐쇄조치되거나 매각되면서 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한인커뮤니티에 그같은 현상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6월 미래은행이 폐쇄조치되면서부터였다.
 
한인은행들을 둘러싼 부정적인 현실들은 급기야 ‘A은행이 미래은행처럼 곧 문 닫는다’느니 ‘B,C은행이 은행감독국에 의해 강제폐쇄조치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따위의 악소문들이 그럴듯한 정황을 덧붙여 한인사회에 횡행하기에 이르렀다. 이른바 ‘한인은행 살생부’가 떠돌게 된 셈이다. 이같은 분위기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업무와 영업활동및 구조조정 작업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인 금융위기 상황에서 한인은행 경영진들은 소문 잠재우기나 반복되는 해명에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현실로 빠뜨리고 있다.
 
S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업무에 별 관심없이 구좌 거래만 하던 고객들이 미래은행 사태가 터지면서 예금 보호 장치나 각종 정책, 심지어 분기별 실적발표까지 꼬치꼬치 챙기는 경향이 생겼다”며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예금은 보호받는다는 사실을 홍보하는데도 고객들의 불안감이 줄어드는 것같지는 않다.오히려 한인들은 잡다한 은행 업무에 대한 관심을 키워 여기저기 근거없는 소문만 더 나도는 묘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C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기 속에서 미국의 모든 은행권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마치 한인은행들만 실적이 좋지 않고 힘든 상황인 것처럼 비쳐지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라며 “같은 규모의 은행들과 비교할 때 한인은행들은 오히려 대부분 위기에 잘 대응하는 편이며 금융상품이나 수수료 등 여러가지 면에서 다른 커뮤니티나 주류 은행들에 비해 경쟁력을 지키고 있지만 악성 소문들이 그런 긍정적인 측면을 상쇄해버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인은행권에서는 각종 소문에 직접적으로 대응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소극적이고 우회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금융상품 광고 보다는 은행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주력하는 게 그 한가지 사례이다. 중앙은행은 올초부터 ‘건강한 은행’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은행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윌셔은행도 지난 2월부터 ‘Yes 패밀리’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고객과 가족같은 관계를 가지는 은행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나라은행은 최근 고객에게 에너지를 심어주는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알리고 있다. 한미은행 또한 최근 한국으로부터 증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아울러 직원교육에도 신경쓰면서 각종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등 여러 소문에서 벗어나고 내실을 다지려고 애쓰고 있는 모습들이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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