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한국의 우리금융그룹의 이팔성 회장이 내년쯤 외국은행 인수를 통해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수 대상에 한인은행들도 배제할 수 없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장은 17일 뉴욕 맨해튼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우리 글로벌 OK 서비스’ 론칭 행사에서 “우리 자산의 90%가 한국내에 묶여 있다”며 “이를 해외로 진출시키는 것이 먼 장래를 봐서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씨티은행이나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 등의 한국 진출 사례에서 보듯 해외 진출시 지점 형태가 아니라 현지 은행을 인수해 완전히 현지 법인으로 가는 것이 법적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유리하다고 본다”며 “특정 (인수) 은행이나 지역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내년쯤 계획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회장은 지난해 한국내 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 논란 등과 관련해서 “과거 너무 크면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Too big to fail) 라는 말이 있었지만, 내 생각에는 우리가 리먼 같은 큰 금융그룹을 인수해서 경영을 할 수 있겠느냐(Too big to manage)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로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번 이회장의 외국은행 인수 추진 발언이 다분히 미국 은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현재 한인은행들 사이에서 한국으로부터 투자유치를 통한 증자 추진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인수 대상이 한인은행이 될 가능성도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 은행들이 대형은행의 인수에 나서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것은 한인은행과 같은 중소은행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한국의 언론들은 한미은행의 증자에 우리금융이 참여할 것이라는 기사를 여러 번 실은 바 있다.
　
지난 6월 한국의 언론들은 리딩투자증권이 우리금융에게 한미은행 투자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는데 이에 우리금융측은 해외투자를 일단 보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지난 달에도 한국에서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증자 참여 관련 기사가 나와 관심을 불어 일으켰으나 한미측은 “한국의 기관투자가와 활발한 증자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향후 일정 및 계약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며, 향후 증자계약이 체결되면 동 내용을 즉시 공시할 예정”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성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