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기업 코스닥 상장 러쉬] IL크리에이션

미국 백악관 직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상(韓商)기업이 있다. ‘이민 1.5세대’인 최정범 사장이 1999년 설립해 워싱턴의 연방정부 구내식당을 석권하고 있는 IL크리에이션(I.L.Creations)이 그 주인공이다.한국증시 상장설명회와 사업상 일정 등을 겸해 LA를 방문한 최 사장을 만나 경영비전과 상장계획 등을 들어봤다.

최 사장은 “올해에는 작년보다 매출을 60% 늘리는 것이 목표”라며 “2011년이 본격적인 도약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IL크리에이션은 ‘건물시설 관리(Facility Management)’ 업종에 속하지만 그중에서도 구내식당 운영에 특화한 업체다.
 
“올해 매출은 2400만달러(288억원), 순이익률은 14% 수준으로 예상합니다. 큰 입찰 몇 개를 기다리고 있어 내년 목표치를 대폭 상향했어요. 앞으로 연방정부뿐만 아니라 대학과 기업 등 민간 영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IL크리에이션은 두세 가지 고정메뉴가 보편화된 구내식당에 ‘뷔페 시스템’(아래 사진)을 도입해 선풍적 인기를 모았다. 글로벌 기업이 쥐고 있던 과점시장을 흔들고 있다.
 
최 사장은 “30여 가지의 뜨거운 음식을 포함해 총 120개의 메뉴를 차려내는 게 경쟁력”이라며
“지난 1년6개월 동안 나온 연방정부 입찰의 70%를 따냈다”고 말했다.
 
특히 무게에 따라 가격을 매기고 점심시간 이후에는 가정 저녁식사용으로 30% 할인판매하기 때문에 남는 음식이 별로 없다. 재료비는 고정메뉴 식당과 비슷한 대신 배식인력이 따로 필요 없어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의 구내식당이 저렴한 가격 말고는 외부 식당보다 메리트(강점)가 없다는 데 착안해 뷔페를 내놓았죠. 금융위기는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계기가 됐어요. 다른 건물 직원들의 식사 비율도 높아졌습니다.”
 
IL크리에이션은 미국 상무부를 시작으로 법무부ㆍ마약청ㆍ에너지부 등으로 영역을 넓혔고 결국 백악관 직원식당 운영권까지 따냈다. 최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에도 입점하게 됐다. 현재 IL크리에이션은 연방정부를 중심으로 18개 식당을 운영 중이다. 하루 아침ㆍ점심을 합쳐 총 6만명분의 식사를 제공한다.
 
기업공개에 대해 최 사장은 “원래 나스닥을 생각했는데 한국 쪽에서 접촉이 와서 (코스닥 상장을) 논의하고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상장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지금까지는 회사 성장에만 집중해 정리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조금 더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한국기업과의 사업제휴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한국의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나 외식업체 중에 당장 미국에서도 통할 만큼 인상 깊은 곳들이 있다”며 “IL크리에이션이 한국기업의 미국 진출 시 노하우를 제공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L크리에이션의 등장 이후 미국 구내식당은 뷔페 시스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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